[시론] ‘어윤대 쇼크’와 대학개혁/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수정 2006-11-29 00:00
입력 2006-11-29 00:00
이런 어 전 총장이 재임에 실패했다.‘총장선출 방식’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재미있는 것은 대학개혁과 대학평가 결과에 뒤진 소위 ‘선비형’ 총장들이 내심 안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어 총장의 ‘성공한 실패(?)’는 선비형 총장들에게 결국 무서운 압력이 될 것이다.
실제 영국 ‘더 타임스’ 평가에서 연세대가 200위권 밖에 머무르자 학생들은 총장의 리더십 발휘와 대학 행정 전반에 대한 혁신을 요구했고, 결국 정창영 총장은 대학 홈페이지에 “국내외 언론의 대학평가 결과로 인해 걱정을 끼쳐 총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글을 올려야 했다. 이처럼 대학 총장들은 개혁을 통한 외적 성장과 외부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거둬야 한다. 동시에 개혁 작업에 교수들을 동참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의사소통과 설득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여러가지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어 전 총장에 대해 몇몇 아쉬운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명예박사학위 수여 논란, 고려대 사상 최초의 재학생 ‘출교’사태, 학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영어강의 강행,‘등록금 1500만원’ 발언, 학생 자치공간에 호텔건설 시도 등이 앞서 말한 성과를 거두는 데 꼭 필요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오케스트라가 훌륭한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각 악기별로 뛰어난 연주자를 초청해 그들에게 여러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오케스트라에 대한 외부 평가가 좋게 나오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연주자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고양시키면서 동시에 최선의 화음을 추구하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연주자들이 제 방향으로 가지 못한다고 해서 지휘자가 연주를 중단시켜서는 안 되듯, 총장도 개성이 뚜렷한 구성원들을 껴안으며 큰 방향에 맞게 끌고가야 한다. 교수는 분명 대학 개혁의 가장 중요한 대상이지만, 교수가 대학개혁의 주체가 되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의 대학개혁은 요원하다. 어 전 총장의 대학개혁은 고려대를 분명 한 단계 높였지만, 많은 비용을 지불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 다른 총장들은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처럼 개혁과 ‘최선의 화음’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지난한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2006-11-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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