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싸이월드’가 채용방식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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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기자
수정 2006-11-25 00:00
입력 2006-11-25 00:00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싸이월드’에 해당하는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네트워크 사이트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새로운 직업과 기업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각양각색의 젊은이들이 모이다보니 기업들이 중요한 채용의 창구로 삼는가 하면, 인터넷에서 개인의 이미지를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기업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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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페이스는 인재의 보고(寶庫)”

세계적 전구 제조회사인 오스람 실베이니아의 채용 담당자인 모린 크로퍼드-헨츠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 마케팅 전문가인 알프레드 라스피나를 영입했다. 적임자를 찾는 데 골몰하던 크로퍼드-헨츠는 인터넷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발견한 라스피나의 이력서를 읽자마자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판단, 곧바로 영입을 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라스피나는 이직을 희망하지도 않았는데도 “누군가 나에 대해 알고 연락을 취했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크로퍼드-헨츠와 몇번 대화를 나눈 뒤 회사를 옮기기로 결심했다.

크로퍼드-헨츠는 공영라디오인 NPR 인터뷰에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게 사회 네트워크 사이트는 최고의 도구”라면서 마이스페이스가 “채용의 방식까지 바꿨다.”고 말했다.

‘몬스터’ 등 기존의 구직·구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구직자들의 프로필은 채용을 의식하고 작성한 것이지만,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에 올린 프로필이나 전문 지식은 친구들과의 공유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진실성’이 강한 편이다. 또 관심있는 대상자와 교류하는 사람들이 어떤 부류이고, 그 대상자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까지도 네트워크 사이트에서는 알 수 있게 된다.

크로퍼드-헨츠는 인사담당자들이 인터넷 네트워크 사이트로 몰려들면서 최근들어 아예 각 분야의 전문가들만 따로 모아놓은 네트워크 사이트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링크인이라는 사이트는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의 임원을 포함해 800만명에 이르는 방대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을 담고 있다. 크로퍼드-헨츠는 이 사이트에서 ‘마케팅’이나 ‘전기공학’ 등 필요한 키워드를 입력해 채용 대상자를 물색한다고 한다.

“어두운 과거를 지워라”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채용이 이뤄지고, 구글을 통해 소개를 받거나 관심있는 이성에 대한 사전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일상화되자 인터넷에 떠도는 본인의 정보를 관리해주는 회사가 생겼다.

하버드대 법대를 졸업한 마이클 퍼틱은 최근 ‘레퓨테이션디펜드’라는 회사를 차렸다. 고객에게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본인의 프로필과 사진 등을 보여준 뒤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정보는 삭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말하자면 ‘인터넷 이미지 세탁소’이다. 이 회사는 각 사이트의 운영자를 접촉해 삭제를 요청한 뒤 거절당하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놔 문제를 해결한다.

퍼틱이 이 회사를 세운 것은 최근들어 기업에서 채용 대상자를 확정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구글이나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그들의 프로필이나 사진 등을 찾아보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학 졸업자가 19세 때 찍었던 기괴한 표정의 사진 때문에 채용이 취소되는 사례도 있다.

또다른 인터넷 이미지 세탁 회사인 ‘나미즈’의 첫 고객은 시카고의 치과의사였다고 한다. 그는 “환자들이 병원에 오기 전에 의사들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는데, 나의 경우 대학 신입생 때 술을 마시는 모습이 제일 먼저 뜬다.”면서 “그런 모습으로는 환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2006-11-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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