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수도원 겸재 화첩 돌아왔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미경 기자
수정 2006-11-23 00:00
입력 2006-11-23 00:00
국내 한 신부의 끈질긴 노력으로 독일 수도원이 소장해온 조선시대 대표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그림 21점이 80여년 만에 고국의 품에 안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미지 확대


베네딕도회 소속 경북 칠곡 왜관 수도원의 선지훈(46·분도출판사 대표) 신부는 22일 “독일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수도원에 있던 겸재 정선의 그림 21점이 담긴 화첩을 지난해 10월22일 오틸리엔 수도원을 직접 방문, 영구임대 방식으로 인계받았다.”면서 “화첩은 현재 왜관 수도원과 가까운 모처에 보관 중이며, 오틸리엔 수도원의 한국 진출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09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의 화첩은 1925년 한국을 방문한 노르베르트 베버 당시 오틸리엔 수도원장이 수집해간 것으로, 금강산 구룡폭포를 그린 ‘구룡폭(九龍瀑)’, 조선시대 이성계가 거주했던 함경도 함흥 궁궐에 있던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咸興本宮松)’ 등이 포함돼 있다.

선 신부는 “1990년대 초 독일 유학 당시 오틸리엔 수도원에 묵으면서 화첩을 접했으며, 이후 적극적으로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수도원 선교 100주년을 앞두고 교회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의미에서 독일 수도원측이 반환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수 직후 안휘준 문화재위원장의 감정을 받아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국보·보물급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도록 권유 받았다.”며 “앞으로 지자체와 협의해 수도원 경내 박물관을 세워 그림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화첩은 미술사학자 유준영(71)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1970년대 독일 수도원에서 발굴, 학계에 소개한 뒤 도판으로만 알려졌을 뿐 실물이 돌아온 것은 80년 만이다.



‘북관대첩비’‘조선왕조실록’ 등에 이어 민간의 노력으로 이뤄진 우리나라 문화재 환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11-23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