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계좌 해제는 시기상조?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20∼21일 베이징 체류도 BDA 계좌 해제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북·미간 해석 차이가 있는 BDA 문제의 원칙을 확인하는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북·중·미 3자 회동시 ‘실무그룹을 통해 논의한다.’는 합의는 해제를 전제로 한 게 아니란 점을 중국 등에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20일 저녁 베이징에서 ‘일부 계좌해제’ 소식이 전해진 뒤 관련 국들의 부인 과정은 바통 잇기식으로 진행됐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작문성 같다.’고 했고, 미 국무부 톰 케이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확인할 수 없다.BDA계좌 해제는 중국측에 직접 물어보라.”고 말했다.BDA 문제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재무부의 밀러 와이즈 대변인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BDA 은행에 있던 북한 자금의 동결은 중국 마카오 당국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에 동결 해제 역시 마카오 당국 소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마카오 당국의 일이다. 일국양제(一國兩制)이므로 중앙 정부가 마음대로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중국 당국의 입장을 전했다. 결국 21일 오후 헨리에타 라우 마카오 통화기구(MAM) 부총재는 “현 시점까지 우리의 정보는 그들(북한) 자산이 동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계좌 동결 해제시점에 관한 지시도 받은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재무부 최고위층은 합법을 자금 풀어주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스튜어트 레비 차관 등 실무진은 원칙성의 문제를 들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말 하노이에서 미측 당국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정부 당국자도 “BDA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