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송어낚시/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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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면 기자
수정 2006-11-18 00:00
입력 2006-11-18 00:00

아메리칸 드림? 꿈 깨시오!

미국 반문화의 기수 리처드 브라우티건.1935년 미국 서부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태어난 그는 20대 초반 앨런 긴스버그를 비롯한 비트 작가들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로 이주, 그들과 함께 미국의 반문화 운동을 주도한다.1960년대 초반까지 세 권의 시집을 낸 브라우티건은 1967년 ‘미국의 송어낚시’라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을 발표하며 전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이 한 권의 소설로 그는 미국 문학의 전설이 됐다. 어떤 작품이기에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한 것일까.

‘미국의 송어낚시’(비채 펴냄)가 서울대 영문과 김성곤 교수의 번역으로 나왔다.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목가적인 꿈을 찾아 아내와 어린 딸을 데리고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미국문학에 정통한 김 교수의 생생한 해설이 실려 있어 작품 이해를 돕는다. 김 교수의 설명대로 브라우티건은 근면, 성실, 정직, 절제 등의 덕목이 곧 아메리칸 드림의 근본이라고 주장한 프랭클린식 사고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런 만큼 소설에는 오갈 데 없는 홈리스, 제대로 먹지 못해 탈장에 걸린 어린아이 등 음지의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이 소설이 미국의 진보주의와 생태주의에 끼친 영향은 엄청나다. 작가는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 실패자들을 전혀 구원하지 못하는 교회, 한때 송어가 뛰놀던 하천을 환경오염으로 죽어가게 만든 기계문명의 폐해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광장에 있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동상 앞에서 작가와 식민지풍 의상을 입은 여자가 냉소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을 소설 표지로 사용한 것도 미국 문명을 비판하기 위한 작가의 치밀한 계산에서다.

브라우티건은 국내 문학계에서도 적잖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교수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젊은 문인들은 ‘재평가받아야 할 외국 문인의 한 사람’으로 브라우티건을 꼽았다.“깨끗한 스타일의 전혀 다른 새로운 소설”을 쓴 작가라는 것이다.‘미국의 송어낚시’는 미니멀리즘 방식의 짧고 간결한 문체로 씌어져 경쾌하게 읽힌다.8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6-11-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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