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명소 영화서 못보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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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영 기자
수정 2006-11-06 00:00
입력 2006-11-06 00:00
국내 영화인들이 촬영장소로 애용해온 서울 강남구 관내 공원들에서 유명 영화인들을 보기는 앞으로 힘들 전망이다. 강남구가 시설물 훼손과 주민들의 민원제기를 우려, 촬영 허가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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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M’(감독 이명세)제작진은 지난 23일 강남구청에 양재천 촬영 허가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여자 주인공이 한밤에 타워팰리스를 배경으로 양재천을 따라 걷는 게 전부로 혹시 모를 시설물 훼손을 막기 위해 대형장비 없이 촬영하겠다며 애걸복걸했지만 구청은 요지부동이었다. 제작진은 “영화 흐름상 타워팰리스를 배경으로 한 장면이 필요한데, 그게 안 된다면 전체 시나리오를 손봐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남구가 관내 명소에서의 영화 촬영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고 나섰다. 구청 관계자는 5일 “대형장비 설치, 통행 차단 등 영화 촬영으로 다양한 불편과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크레인이나 레일을 사용하지 않는 간단한 촬영만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영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상업영화 속 공원 장면은 70∼80%가 강남구에서 찍힌 것이다. 특히 로맨스 영화는 강남구 비중이 거의 100%에 이른다. 사극조차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이 아니라면 대부분 강남구 공원들이 촬영지로 쓰인다. 최근에 지은 시설이 많아 현대적이고 깔끔한 배경이 나오는 데다 교통도 편리해서다.

영화계는 초비상이다. 영화인들은 “레일 등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건 영화를 찍지 말라는 얘기”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서울영상위 김미혜 로케이션팀장은 “외국에서는 촬영한다고 하면 정부에서 적극 나서서 도와 주는데 서울은 간단한 처리 지침조차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잘못된 촬영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영상위 로케이션 코디네이터 강정희씨는 “약속했던 촬영시간을 훌쩍 넘기거나 허가받지 않은 내용을 현지에서 급조해서 찍으려고 한다든지 영화인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6-11-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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