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사고車를 새車로?
17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부산에 사는 30대 남성 정모씨는 올 6월 6000만원을 주고 벤츠 200K를 구입했다. 차를 넘겨받은 정씨는 운전석 문짝의 색깔이 본체와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
딜러점에 거세게 항의했다. 딜러점은 문짝을 다시 칠한 사실을 인정한 뒤 위로금 54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씨는 “단순히 도장(塗裝)만 다시 한 게 아니라 한번 사고가 났던 차량을 신차로 둔갑시킨 것 아니냐.”며 “불안해서 못타겠으니 새 차로 교환해 달라.”고 요구했다.
분한 마음에 잠을 설친 정씨는 지난 11일 소보원에 이같은 내용을 신고했다. 소보원은 정씨의 주장이 상당부분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돼 건설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소에 차량 점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자동차 앞문 좌우를 조정한 흔적이 있고 차체의 기본틀인 A필라와 C필라 우측, 쿼터 패널 우측을 도장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고차량으로 추정된다.’는 판정이 나왔다.
소보원측은 “그래도 설마 했는데 자동차검사소의 회신을 받고 우리도 적잖이 놀랐다.”면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벤츠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의아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측에 공식 해명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라고 밝혔다. 회신 기한은 18일까지다.
벤츠측은 “독일에서 차를 배로 싣고와 내리는 과정에서 긁힘 등 일부 손상이 발견돼 도장을 새로 한 것”이라며 “그러나 사고차량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운송 과정에서의 손상으로 어떻게 차문 좌우를 조정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운송기간이 길어 미세한 조정을 한 것”이라고만 할 뿐, 명확한 반박을 내놓지 못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