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最古 추정 문헌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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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창 기자
수정 2006-10-17 00:00
입력 2006-10-17 00:00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서기 600년경 백제시대 문헌이 확인돼 고대사 연구에 획기적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통일신라 이전인 삼국시대를 기록한 것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16일 전남 목포대 최연식(41·역사문화학부) 교수에 따르면 삼국시대 주류 불교인 삼론학(三論學)의 개론서로 쓰였던 ‘대승사론현의기(大乘四論玄義記·총12권)’를 쓴 지은이가 중국인이 아닌 백제 승려 혜균(慧均)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이 문헌으로 삼국시대 이전인 고대 한국인의 불교사상은 물론 의식구조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책은 원본이 아닌 필사본으로 현재 일본 교토대 도서관에 7권, 개인 소장 2권 등 9권만 전해진다. 그동안 고대시대 생활상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제한적인 시나 광개토대왕의 비문 등을 통해서만 알려지거나 짐작됐다. 지금껏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는 7세기 중·후반 통일신라시대의 원측과 원효가 쓴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로 알려졌다. 대승사론현의기는 이보다 60년가량 앞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혜균이 백제 승려로 보이고 이 책에 나오는 절 이름 ‘寶憙寺(보희사)’가 2000년 4월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견된 목간(木簡·나무에 쓴 글)에 기록된 ‘寶憙寺’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책 내용 가운데 ‘현재 이곳에서 질문하는 문제는 중국에서는 해결됐다.’라는 대목에서 이곳이 보희사가 있는 백제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보희연사(寶憙淵師)는 보희사의 연사 스님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문헌의 내용과 정황상 혜균이 중국 진(陳)나라 유학시절 만난 승려 길장(549∼623)이 장안으로 간 599년 직후에 이 문헌이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책은 백제에서 펴낸 뒤 신라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고 백제가 멸망하면서 국내에서는 잊혀졌다.



이번 연구는 최 교수가 2004년 6월 한국불교 삼론학의 전문가인 독일 보훔대의 플라센 교수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혜균은 일본에서 중국의 고대 불교학자로 추정됐다. 두 교수는 오는 20일 서울 대우재단 빌딩에서 그동안 연구실적과 과정을 밝히는 학술토론회를 연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2006-10-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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