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막기 미흡… 정확한 책정엔 도움”
은평뉴타운은 판교보다 공사비가 평당 50만∼60만원 높게 책정되는 등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지적에 따라 세부원가 공개요구를 받은 것인데 분양가와 직접 연관없는 후분양제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본질을 빗겨갔다는 지적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논란은 선분양이냐 후분양이냐가 아니라 공공개발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는 방법을 찾자는 요구였다.”며 “후분양제 얘기를 들고 나오는 것은 (분양가 인하)답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팀장도 “원가를 낮추고 건축비를 줄이는 대안을 들고 나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양가를 낮추지 않고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주변 집값을 올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시세와 분양가는 상호 작용하는 것인데 분양가를 낮추지 않고 분양 시기만 지연시키면 인근 지역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만 길어져 더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는 정부가 정한 후분양제 로드맵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건교부는 “공공부문 아파트는 당초 예정에 따라 후분양제를 점진적으로 도입할 것”이라면서 “지금 논란은 고분양가 문제인데 후분양제 일정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부문 공급 아파트를 2007년 40%,2009년 60%,2011년 80%의 공정을 끝낸 뒤 분양키로 하는 후분양제 도입 장기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도 같은 반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아파트 시장의 70∼80%는 시행사 사업에 건설사가 시공·분양만 하는 시스템이어서 민간 공급 아파트에도 후분양제가 도입되기는 어렵다.”면서 “토지비 공사비 금융비 등이 분양가에 더해지는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분양가는 높아지지만 이자가 분양가에 포함되어 양도세 측면에서 절세할 수 있고, 당장 시세와 분양가를 비교하고 살 수 있어 소비자에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고분양가 논란에는 답이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후분양제도입이 보다 정확한 분양가 책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앞으로 이뤄질 공정의 추정 공사비를 갖고 분양원가를 뽑아 정확한 자료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주요 공사를 마친 상태라서 정확한 분양원가를 책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들에게 입주 당시 주변 시세와 비교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 묻지마 청약을 막고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 풍토를 만드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