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혈투’ 이천수·최성국, 코엘류와 8강전
최병규 기자
수정 2006-09-12 00:00
입력 2006-09-12 00:00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축구팀 알 샤밥의 움베르투 코엘류(56) 감독과 이천수 최성국(이상 울산 현대). 그들이 그라운드에 다시 선다.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13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울산-알 샤밥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홈앤드어웨이) 1차전 무대에서다.2년전까지는 한솥밥을 먹던 ‘사제지간’이었지만 이번엔 ‘적’으로 만난다.
경기 일주일 전 일찌감치 한국땅을 다시 밟은 전 한국대표팀 코엘류 감독은 지난 독일월드컵 얘기를 하면서 “조재진이 많이 달라졌다.”며 칭찬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조재진은 코엘류 감독이 발굴한 공격수다. 사령탑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에게 쏟은 애정과 각별한 출전 기회 때문에 “조재진은 코엘류호의 황태자”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반면 당시 이천수와 최성국은 ‘들러리’나 다름 없었다. 물론 이천수는 스페인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에 몸을 담고 있던 터라 대표팀 소집에 불참한 적이 많았고, 최성국 역시 대부분 교체멤버로만 그라운드를 밟았다. 선발 기회가 많지 않았으니 당연히 단 1개의 골맛도 보지 못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따라서 이천수와 최성국은 ‘적군의 사령탑’으로 마주할 코엘류 감독 앞에서 골로 ‘코엘류호’에서의 섭섭함을 달랠 참이다. 둘은 올시즌 K-리그(컵대회 포함)에서 각각 7골1도움과 9골2도움으로 물오른 골감각까지 다져놓은 터. 대회 조별 그룹 예선에선 1골씩을 터뜨렸고, 더욱이 지난달 한·중·일 3개국 클럽 대항전인 A3챔피언스컵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오만쇼크’를 비롯한 한국축구대표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지난 2004년 자신의 생일인 4월20일 한국을 떠난 코엘류 감독 역시 둘의 플레이엔 누구보다 익숙하다. 경기 일주일 전 일찌감치 ‘적지’에 도착한 필승의지도 각별하다.
2년 4개월 만에 만난 세 사람. 각자의 서러움과 섭섭함을 어떻게 달랠지가 관전 포인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6-09-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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