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맨’ 23년 노하우 재밌게 전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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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돈 기자
수정 2006-08-31 00:00
입력 2006-08-31 00:00
“학생들에게 학문의 즐거움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시대를 성공적으로 연 것으로 평가받는 이건무(59)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9월1일부터 용인대 문화재보존학과 교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30일 설레는 듯 “관장으로 일했던 3년간 거의 못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좋다.”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초년병이나 마찬가지여서 신입사원이 된 것처럼 긴장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전 관장은 이번 학기에 학부 3,4학년생들이 수강하는 ‘문화재현장 특강’ ‘문화재연구연습’ ‘보존과학특강’ 세 강좌를 맡아 자신이 23년간 ‘박물관맨’으로서 쌓은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그는 “박물관에서 일하며 만든 슬라이드와 영상 등 최대한 많은 자료를 활용할 생각”이라며 “학생들에게 학문의 즐거움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기대했다.

청동기 시대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던 그는 앞으로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춘 고고학 서적을 내보고 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고고학이 보통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이 전 관장은 “기존에 냈던 딱딱한 책보다는 스토리가 있어 재밌고 읽기 쉬운 책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973년 임시 고용원으로 발을 내디뎌 23년간 국립박물관에서 일했던 그는 잊혀지지 않는 일로 2003년 3월 관장 임용 직후 발생했던 공주박물관 유물 도난사건을 꼽았다.

이 전 관장은 “밤 11시쯤 당직자에게 전화가 와서 유물이 도난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멍해지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다행히 범인이 빨리 잡혔고 이후 박물관 보안투자에 공감대가 형성돼 긍정적 변화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앞으로 나가야 할 점에 대해서는 박물관의 세계화라고 주저없이 말했다.“일본이나 중국 유물을 전시하는 동양관을 만들어 놓긴 했는데 이를 뒷받침할 ‘동양부’ 같은 조직을 만들지 못한 것이 끝내 아쉽다.”

그는 “국민들이 다른 문화를 배우는 것이 우리가 선진화·세계화하는 데 장기적 안목에서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우리가 여전히 자민족 중심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고쳐야 할 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2006-08-3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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