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화 ‘한목소리’ 규모 ‘딴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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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수정 2006-08-18 00:00
입력 2006-08-18 00:00
‘서로 공원으로 하자면서 왜 싸울까.’

시민들은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 땅을 공원화하자면서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공원화라는 대원칙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그 비율이 문제다. 따라서 시민들은 쉽게 타결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복잡하기 그지없다. 양측의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00년 넘게 외국군대가 주둔해온 지역인 만큼 온전히 민족공원으로 조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공원화의 대원칙에는 찬성하지만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 부지 개발에서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별법을 만들 때부터 재원 조달을 염두에 두고 입안한 것이다.

공원화 쟁점은

정부는 용산민족·역사공원특별법 입법예고가 17일로 끝남에 따라 다음주 중 민족공원 선포식을 갖는다. 서울시가 특별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몇몇 조항의 삭제나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일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특별법의 골자는 미군기지와 그 일대를 공원구역과 복합개발구역, 주변지역으로 3분하고 있다. 또 14조에서는 공원구역을 용도변경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시는 이 조항의 악용을 경계하고 있다. 이전비용이 많이 들어갈 경우 정부가 공원구역마저도 개발해 비용조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복합개발구역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에도 서울시는 불만이다. 정부는 일단 법을 만든 후 총리실에 설치된 용산민족역사공원추진위원회에서 서울시장이 위원으로 참석해 구획을 정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시장 1명이 어떻게 시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느냐며 구색 맞추기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시는 지금 공원구역과 복합개발구역, 주변구역 면적을 확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이에 서울시가 너무 과민반응을 보인다는 입장이다. 특별법 제정 이후 추진위원회에서 협의를 통해 공원조성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추병직 건교부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회동,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지만 타결여부는 불투명하다. 시는 건교부가 입법주체지만 실제로는 청와대나 총리실의 의지가 있어야만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안은 없나

서울시는 용산미군기지 대신 용산역 인근 철도공작창 등 국·공유지를 개발해 여기서 나오는 비용으로 미군부대 이전비용을 충당하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른 도시계획절차 등은 시가 밟아주고 그래도 모자라는 비용은 일정부분 시가 보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메인포스트(24만평)와 사우스포스트(57만평) 등 81만여평을 모두 공원화하고, 캠프킴(1만 6000평) 등 3개 부지 5만 8000평의 개발도 최소화하자고 주장한다.

정부는 이에 묵묵부답이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만큼 절차에 따라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서울시는 대체입법 추진도 불사한다는 입장으로, 이 경우 정부안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경단체의 가세도 부담이다. 추 장관과 오 시장의 회동에서 대타협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6-08-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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