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잘못 없으면 카드사 책임
공정거래위원회는 LG카드의 개인회원 약관 가운데 신용카드 비밀번호의 유출과 관련한 카드사의 면책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며 19일 시정권고했다.LG카드는 60일 이내에 잘못된 약관을 고쳐야 한다.
문제의 약관조항은 “카드사에 신고된 비밀번호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과 같은 거래가 이뤄진 경우 카드사의 과실이 아닌 도난이나 분실, 기타의 사고로 인한 회원의 손해는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공정위는 카드회원에게 귀책 사유가 없음에도 모든 손실을 회원이 책임지도록 한 조항은 사업자가 부담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불공정 약관이라고 밝혔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도 신용카드의 분실·도난과 관련, 신고를 전후한 60일 이내의 카드 부정사용은 원칙적으로 카드사가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폭력이나 생명·신체 등에 대한 위해로 비밀번호를 누설한 경우에도 고의나 과실이 아니면 회원에게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카드회원에게 무조건 비밀번호 유출에 따른 사고책임을 떠넘긴 LG카드의 약관조항을 고치도록 시정권고했다. 다만 카드회원이 고의나 과실이 없음을 직접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놓고 고객과 카드사 사이에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LG카드 이외의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조항을 갖고 있다.”면서 “스스로 잘못된 조항을 고치라는 공문을 보내 이행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정위는 삼성카드나 롯데카드, 농협중앙회 등이 홈페이지를 통한 부가서비스를 권유하면서 개인신용정보 활용에 고객이 동의하지 않으면 가입 절차를 위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게 한 것도 불공정 약관에 해당된다고 판단, 시정조치를 내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