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떼거리’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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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수정 2006-07-07 00:00
입력 2006-07-07 00:00

주몽·연개소문·대조영… TV 고대사극 붐

MBC 대하사극 ‘주몽’에 이어 SBS ‘연개소문’이 8일부터 전파를 탄다.KBS ‘대조영’도 9월 초 방송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고구려·발해 등 고대사와 당시 활동했던 영웅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조선시대에 국한됐던 사극의 배경을 고대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한꺼번에 쏟아지는 고대사 드라마를 어떻게 볼 것이냐도 논란거리다.

약속한듯 고대사 몰입… 메인 뉴스서도 홍보 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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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첫 방송되는 SBS 대하사극 ‘연개소문’의 한 장면. SBS 제공
8일 첫 방송되는 SBS 대하사극 ‘연개소문’의 한 장면.
SBS 제공
우선 ‘왜 지금 고대사 사극이 쏟아지느냐’의 문제다. 해당 방송사들은 “중국의 동북공정 등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발해 등 고대사 정신을 담은 사극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 2006’에서 중국 관계자들은 한국의 고대사극 붐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와 함께 고대사를 되찾아 민족정신을 높이자는 기획의도가 드라마를 교묘히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용돼 눈총을 받고 있다.MBC가 5월 중순 첫 전파를 탄 ‘주몽’의 방송 전후로 9시 메인뉴스 등에서 고대사극 붐을 다루더니, 최근 SBS도 8시 메인뉴스에서 타사 사극과 묶어 ‘연개소문’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한 시청자는 “사극의 역사왜곡을 지적할 때는 픽션(허구)이라며 반박하는 방송사들이 중국의 역사왜곡 운운하며 사극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 ‘주몽’은 시청률을 의식한 나머지 주몽의 캐릭터가 너무 가볍게 다뤄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등 처음으로 다뤄지는 고대사극에 대한 왜곡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성 실종… 차별화한 소재 사극 아쉬워

같은 고대사를 다룬 사극들이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는 것은 시청자들의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주몽’은 60회,‘연개소문’과 ‘대조영’은 각각 100회 분량으로 기획돼 수개월동안 같은 시대를 다룬 사극을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시청자는 “사극이 다양한 시대를 다뤄야 하는데 방송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고대사에 몰입,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MBC 관계자는 “‘주몽’이 인기를 끄니까 방송사들이 ‘떼거리’행태를 보여 안타깝다.”면서 “방송의 다양성을 위해 더욱 차별화한 소재의 사극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7-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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