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보고체계도 ‘엉망’
강혜승 기자
수정 2006-06-28 00:00
입력 2006-06-28 00:00
가장 큰 문제는 식중독 발생 현장에서 사고를 감추기에 급급해 사고 보고 자체가 누락되고 있다는 점이다.W급식업체가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경기도 동두천여중에서는 지난 14일 첫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지만 식약청은 발생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학교측이 식중독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신고를 미룬 탓이다.
이 학교는 14일과 15일 각각 2명과 15명의 학생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지만, 이를 방관하다 식중독 환자가 86명으로 늘어나자 지난 23일 관할 보건소에 발생 사실을 통보했다. 첫 환자가 발생한 지 무려 열흘 이상 지난 뒤였다. 보고를 받은 보건소도 사건을 쉬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보건소는 즉시 역학조사를 실시해 식약청 등에 보고를 해야 하지만 발생시간이 너무 경과해 역학조사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자 사건을 그대로 덮어버린 것이다.
CJ푸드시스템의 대규모 급식사고 역시 늑장 대응으로 사고를 키운 경우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 15일 첫 환자가 발생했지만, 해당 학교 보건교사는 그 다음날 노원구보건소에 통보를 했다. 노원구보건소 역시 17일부터 주말이라는 이유로 19일이 돼서야 식약청에 보고를 했다. 발생 5일째가 돼서야 식약청에 사고 사실이 접수된 것이다.
식중독 관리체계에 따르면,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학교측은 즉시 보건소에 통보해야 한다. 보건소는 환자발생 현황 등 동향을 파악하고 환자채변, 관련제품 샘플 등을 확보해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 또 동시에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 등에 통보를 해야 한다.
이처럼 식중독 사고에서 보고체계의 유기적인 작동이 강조되는 이유는 원인규명과 사고확산 방지를 위해서다. 특히 발생 현장에서 신고를 미룰 경우 원인을 규명할 길이 막혀 버린다.2003년부터 최근 3년간 발생한 134건의 식중독 가운데 원인균이 규명된 경우가 47%에 불과한 것도 역학조사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급식소에서는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배식한 음식을 72시간 동안 보존해야 하는데 신고가 늦을 경우에는 이 보존식조차 확보할 수 없어 원인식품을 파악하기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2006-06-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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