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고공행진에도 여전한 교통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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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 기자
수정 2006-06-17 00:00
입력 2006-06-17 00:00

‘60% 세금’의 힘? 교통량 포화 탓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서울의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839.17원에 불과했다. 원화가치가 폭락한 이듬해 1122.82원으로 껑충 뛰었고, 이후 1200∼1300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는 1478.67원으로 뛰었다. 지난달에는 1586.53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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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가 10㎞/ℓ인 차를 2만㎞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97년에는 연간 기름값이 167만원이면 충분했지만 지난해에는 295만원이 들었고, 올해(5월까지 평균 1545원 기준)는 309만원으로 치솟았다. 이쯤 되면 자가용 운행이 줄어들만도 하지만 서울시내 교통정체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실제 교통량과 휘발유 사용량도 큰 변화가 없다.

16일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97년 -1.3%,98년 -3.9% 등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시내 교통량(119개 지점 기준)은 99년 2.1%,2001년 1.7%,2002년 0.5% 등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청계천 복원공사와 서울광장, 버스중앙차로제 등 서울시 교통체계가 대폭 개편된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0.4%,5.9% 감소했지만 지난해는 1일 평균 944만 2277대로 제자리걸음(-0.01%)이었다.

서울경찰청 교통개선기획실 관계자는 “교통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대중교통, 경기, 각종 도로공사, 주5일제 등 워낙 많기 때문에 유가가 올랐는데도 교통량이 줄지 않은 원인 분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의 휘발유 소비량도 ‘들쭉날쭉’이다.2003년 4월 91만 6000배럴, 지난해는 81만 8000배럴이었지만 휘발유가가 ℓ당 122원(1464원→1586원) 오른 올 4월에는 83만 3000배럴로 다시 늘었다. 휘발유 사용량은 경유차량 증가, 차량 연비 개선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시민 반응도 “유가와 교통량은 별개”라는 쪽이다. 택시기사 박복윤씨는 “유가가 오르면 자가용을 두고 다녀 택시경기가 좋아질까 기대했는데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 집에서 서초구 양재동 회사로 자가용 출퇴근하는 장정규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마을버스-지하철-버스를 갈아타 1시간 이상 걸리는 반면 자가용으로는 30분 안쪽이어서 자가용을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가용 운전자들이 기름값에 다소 ‘둔감’한 것은 두바이 유가가 98년 배럴당 12.21달러에서 올해 61.13달러로 5배로 오른 반면 서울시내 휘발유가는 같은 기간 ℓ당 1122원에서 1545원으로 38%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국내 휘발유가는 공장도가에 교통세(ℓ당 535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4%)가 붙는 데다 부가세(공장도가·교통세·교육세·주행세를 더한 가격의 10%)가 부과되기 때문에 세금 비중이 60%가 넘는다. 공장도가에서 원유가격이 차지하는 비중도 80% 정도여서 실제 국제유가가 휘발유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국제유가가 아무리 올라도 나머지 70%는 거의 불변이기 때문에 휘발유값이 그만큼 오르지 않는다.90년대 말 600원대이던 교통세가 소폭 내린 것도 휘발유값이 적게 오른 이유 중 하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6-06-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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