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읽는책] 진정한 ‘녹색의 길’을 찾는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1위. 이만큼 달려오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우리 국토 환경을 유린해 왔던가.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보자. 한국 인구는 일본의 3분의1, 국토 면적은 4분의1,GNP는 12분의1 정도다. 그러나 아황산가스 발생 밀도는 8배,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배출량은 20배에 이른다.2005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세계 각국 환경지속성 지수 평가에서 한국이 146개국 가운데 122위를 차지한 사실은 우리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현실에서 저자는 신개발주의, 녹색국가, 녹색진보라는 세 가지 화두를 제시한다. 책은 먼저 참여정부의 ‘얕은 진보주의’와 포퓰리즘적 신개발주의의 폐해를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녹색색맹’인 참여정부의 개혁실험은 하나같이 신개발주의 정치로 변색돼 우리 사회에 그나마 남아 있던 ‘진보의 샘물’마저 고갈시키고 있다. 신개발주의 아래서 환경은 개발의 포로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개발주의에 경도된 국정 시스템을 혁파하고 녹색국가의 길로 나아갈 것을 주창한다. 날로 심각해지는 생태환경의 훼손을 근원적으로 막기 위한 생태친화적 대안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국가, 그것이 바로 녹색국가다. 환경친화적 정부, 녹색정부, 생태국가, 자연국가, 녹색사회 등도 모두 녹색국가와 같은 맥락에서 쓰이는 말이다. 저자는 생명의 지속성을 유지해주는 ‘생태조절자’로서 국가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녹색국가성(green statehood)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녹색진보인가. 이른바 ‘위험사회’가 전면화돼 가고 있는 오늘날 환경문제의 엄중함을 생각하면 진보는 마땅히 녹색성을 띨 수밖에 없다. 저자는 녹색의 정치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발전의 상태를 녹색진보로 본다. 녹색진보는 생태적인 순환과 호혜·평등·진화의 원리에 부응하는 변혁을 추구하는 것으로, 사람 중심의 구(舊)진보와는 뚜렷이 구분된다. 녹색진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한국 사회는 장차 어떻게 변해야 할까. 요컨대 녹색진보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해방후 지금까지 추구해온 산업적 근대화를 생태적 탈근대화로 전환시키는 것, 즉 ‘발전의 문법’을 바꾸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1만 6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