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방어’… 투기물꼬 해외로
●장기적으로는 약발, 단기적으로는 불투명
권태균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경상수지가 연속 적자가 나는 등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외환자유화 일정을 앞당긴 측면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자본수지 적자를 유도,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늘어나 경상수지가 호전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국내 외환거래는 하루평균 290억달러로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에 맞지 않아 약간의 외부충격에도 환율은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는 것. 홍콩과 싱가포르가 1130억달러와 1330억달러, 일본이 2270억달러인 것에 비하면 국내 외환 거래 수준은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주식 투자를 할 때 달러화 대신 원화로 빌릴 수 있는 한도를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리고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을 100만달러까지 허용하는 등 외환수급을 조정하면 환율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일지라도 달러화의 글로벌 약세 추세에 비춰 그 효과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뒤늦은 대책이라고도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박사는 “환율하락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지만 사후조치의 성격이 있어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 해외로 유도,‘1석2조’ 효과 노려
해외 주택은 부동산 세제와 관련 다주택 중과 대상이 아니다. 예컨대 국내 1주택자가 미국에서 100만달러짜리 집을 사더라도 2주택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의 물꼬를 해외로 분산시킬 수 있다. 지난해까지 주거용 해외부동산 취득은 월평균 4.3건에 불과했으나 100만달러로 확대하자 올들어 4월까지 174건에 달했다.
1인당 100만달러 기준이기 때문에 소득원만 분명하다면 부부나 가족 구성원이 각각의 명의로 해외 주택을 살 수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거주용보다 투자용 수요가 훨씬 많을 것”이라며 “2년 뒤 한도가 폐지되면 동남아와 미국, 유럽 등으로 부동산 투자 지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수요가 늘어 환율 안정의 효과가 생긴다.
문제는 재산의 해외 도피나 불법적인 상속·증여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다. 정부는 명의 변경이나 처분시 신고토록 하고 30만달러 이상 송금시 국세청에 통보되기 때문에 사후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