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白壽/오풍연 논설위원
오풍연 기자
수정 2006-05-15 00:00
입력 2006-05-15 00:00
우리나라도 장수국 대열에 들다 보니 웃지 못할 일이 종종 생긴다. 한 공기업 사장이 십수년 전 대학 은사님을 만났단다.70대 중반인데도 너무 정정해 덕담을 건넸다고 했다.“90까지는 활동하실 것 같습니다.” 순간 선생님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그로서는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수수께끼는 한참 뒤에 풀렸다. 대학동기가 “그 친구 고얀 놈이야. 나보고 90까지만 살라고 했으니.”라는 은사님의 노여움을 전해줬다. 그 선생님은 지금 90을 넘겼다.
이제는 노인에 대한 어법을 바꿀 때가 됐다. 백수(白壽·99세)라도 써야 무안을 당하지 않을 것 같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6-05-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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