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이·차단 ‘두얼굴의 단백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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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억 기자
수정 2006-05-15 00:00
입력 2006-05-15 00:00
체내에서 암을 전이시킬 수도, 억제할 수도 있는 단백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이에 따라 이 단백질을 조절해 암의 최종 단계인 전이를 막을 수 있는 신개념의 항암제 개발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팀은 암 전이 억제유전자의 작동을 막는 단백질과 결합함으로써 암 전이를 일으키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하는 ‘스모(SUMO)’ 단백질의 기능을 규명했다고 15일 새벽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립암센터 암정복 추진연구개발 사업의 하나로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셀바이올로지’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립선암에서 ‘KAI1’ 유전자의 암 전이 억제기능을 방해하는 렙틴(Reptin) 단백질의 기능을 연구하던 중 이 단백질과 결합하는 스모 단백질이 암 전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모 단백질이 렙틴과 결합하면 ‘KAI1’ 유전자의 발현을 막고, 반대로 스모가 렙틴에서 떨어지면 ‘KAI1’ 유전자가 활성화돼 암전이가 억제된다는 설명이다.

즉, 스모 단백질이 암의 진행 과정에서 전이를 억제 또는 조장하는 ‘터미널’ 역할을 하는 셈.

연구팀은 전이단계의 전립선 암세포주를 대상으로 한 분자실험에서도 이같은 스모 단백질의 기능을 확인했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백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와 관련된 연구논문을 1년 동안 네이처, 셀, 미국 학술원회보(PNAS) 등 저명 과학저널에 게재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네이처 셀바이올로지에 논문을 게재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백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암 연구 분야의 최대 난제인 암전이 분야에서 스모 단백질이 암 전이를 억제하거나 조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 메커니즘을 이용하면 정상세포는 보호하면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신개념 항암제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06-05-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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