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분쟁 ‘외국인 세력’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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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 기자
수정 2006-05-09 00:00
입력 2006-05-09 00:00
현대상선 지분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두 그룹의 든든한 배경인 외국인 우호세력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에 현대상선 지분 17.18%를 매각한 노르웨이 골라LNG는 현대중공업이 그동안 23척의 LNG선 등을 수주한 ‘특수관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 골라LNG와 또다른 노르웨이 투자펀드 스타뱅거의 현대상선 지분 7.11% 등 26.68%를 매입, 단숨에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골라LNG는 세계적인 해운회사임과 동시에 선박투자와 지분투자를 병행하고 있는데 2000년 이후 골라LNG가 발주한 대부분 선박을 현대중공업이 인수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은 현대중공업보다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이 비교우위에 있는데도 골라LNG는 유독 현대중공업과 계약이 많았다.”면서 “선박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 골라LNG가 대우나 삼성보다 가격이 약간 싼 현대중공업을 선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골라LNG의 특수한 관계가 새삼 주목받는 것은 골라LNG가 현대중공업에 지분을 매각하기 직전인 지난달에도 5차례에 걸쳐 현대상선 주식 142만여주(약 2.2%)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을 앞두고 지분을 추가로 늘린 것을 두고 현대중공업과 의견 일치가 있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프리미엄을 얹어줘가면서까지 지분을 매입한 것도 단순투자 이상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골라LNG는 현대상선 외에도 대한해운(21.09%), 한진해운(6.40%), 흥아해운(6.67%) 등 국내 해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한 회사”라면서 “국내 해운업계와 상생해야 할 현대중공업이 결과적으로 골라LNG의 투자수익을 보장해준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 골라LNG가 있다면 현대그룹에는 홍콩 허치슨왐포와 계열의 케이프포천이 버티고 있다.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04년 6월 자사주 1236만여주(12%)를 897억원에 케이프포천에 매각했다.

2007년 말까지는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만약 이 기간에 주식을 팔거나 처분기간 이후 6개월간은 현대그룹측이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 있다.

케이프포천은 이미 지분 2%를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했고 조만간 3%를 추가로 넘길 예정이다.

현대상선과 케이프포천은 현대상선이 허치슨측 홍콩 항만터미널의 오랜 고객인데다 현대상선의 부산·광양터미널을 허치슨이 매입하는 등 친분이 깊다. 홍콩터미널의 에릭 사장은 현대상선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현대그룹은 당시 자사주 매각으로 13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35% 대 33%(현대중·KCC)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아깝지 않은 투자였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과 케이프포천의 돈독한 관계를 근거로 향후 지분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면 케이프포천이 추가로 현대상선 지분을 매입하는 등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6-05-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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