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시위대에 발포… 또 통금
야당과 시민들은 국왕 하야와 군주제 폐지, 보다 확실한 민주화 일정 제시 등을 요구하며 충돌을 향해 치닫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22일 수도 카트만두에서는 통금령에도 불구하고 10만여명의 군중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려 당국을 긴장시켰다. 시내 중심가에서의 대규모 시위는 처음이었다.
이날 경찰은 국왕의 궁 주변으로 몰려드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고무탄과 최루가스에 이어 실탄까지 발사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7개 정당으로 구성된 야당연합은 지난 21일 국왕의 권력 이양 발표에 대해 거부의 뜻을 밝히고 국왕의 즉각적인 하야를 요구했다.
야당측은 “국왕의 발표가 의회 재개, 새 헌법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등 요구사항과 거리가 많다.”면서 반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 1야당인 네팔의회당 등 야당측은 “국왕의 발표는 사기극에 불과하다. 행정권만 넘기겠다는 갸넨드라 국왕의 조치에 결코 만족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1년 즉위한 갸넨드라는 전임 비렌드라 국왕의 입헌군주제 및 복수정당제 도입 등 개혁노선과 달리 정치인 권한 제한 등을 시도했다. 지난해 2월1일 ‘친위 쿠데타’를 통해 정부를 전격 해산하면서 절대왕정을 부활, 국내·외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영국·인도 등 전통적 우방들이 다당제 민주화 압력을 넣으며 군사원조를 중단하자, 갸넨드라는 중국·파키스탄 등과의 유대강화 전략으로 버텨왔다.
한편 지난 6일 야당측이 공산반군과의 조율 속에 총파업을 시작하면서 촉발된 네팔 민주화사태로 지금까지 보안군에 의해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하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