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 청동상’ 北서도 일반공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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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수정 2006-03-29 00:00
입력 2006-03-29 00:00
‘고려 태조 왕건 청동상’ 등 북한의 국보급 문화재 90여점이 광복 이후 처음으로 남한 나들이를 하게 됐다. 최근 이뤄진 북관대첩비 남북 인도·인수에 이어 북한 문화재의 남한 전시가 성사됨에 따라 앞으로 남북 문화교류는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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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옹천파도도(瓮遷波濤圖)’
겸재 정선 ‘옹천파도도(瓮遷波濤圖)’ 옹천의 산수를 주관적이고 독창적으로 해석했다. 주위의 경물을 생략하고 항아리 모양의 암벽을 과장한 점이 눈에 띈다. 화면 구성이 대담하고 활달한 운필의 힘이 느껴진다.


북한 보물들 첫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이건무 관장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조선중앙력사박물관(관장 김송현)과 남북 박물관간 첫번째 교류사업으로 오는 6월 초 ‘북한 문화재 특별전(가칭)’을 개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별전에는 북한이 자랑하는 민족사 전 시기를 포괄하는 국보급 문화재 90여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그동안 북한 문화재의 남한 전시는 민간에 의해 3회 정도 열렸으나, 고구려 등 특정시대의 고분벽화와 모사도 중심이었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북한 유물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선보일 북한 문화재들은 고고·역사유물 65점과 회화류 25점 등모두 90점. 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 개성박물관, 조선미술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다. 주요 유물로는 한반도에서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상원 검은모루 출토 구석기’와 ‘신암리 출토 청동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로 평가되는 ‘서포항 출토 뼈피리’ 등이다. 또 고구려인들이 남긴 뛰어난 금석문 중 하나인 ‘고구려 평양성 석각’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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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관음사 관음보살좌상
개성 관음사 관음보살좌상 황해북도 개성시 박연리 관음사의 관음굴에 있던 2기 보살좌상 가운데 한 점.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몸체가 균형 잡혀 있고 차림새가 화려하며 조각 솜씨 또한 정교해 고려 석조미술의 걸작으로 꼽힌다.


미술품으로는 1993년 개성 태조 왕건릉에서 출토된 ‘고려 태조 왕건 청동상’을 비롯,‘발해 치미’‘신계사 향완’‘불일사 오층 석탑 출토 금동탑’‘관음사 관음보살좌상’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143.5㎝의 나상(裸像)인 왕건 청동 좌상(坐像)은 북한에서도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으로, 이번에 일반에 첫 공개된다. 이에 따라 북측은 이번 전시때 하반신에 천을 두르는 방법을 제안, 이를 협의 중이라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회화류로는 심사정 ‘화조도’, 김홍도 ‘신선도’, 신윤복 ‘소나무(松圖)’, 정선 ‘옹천파도도(瓮遷波濤圖)’등 당대 최고 화가들의 걸작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남북 문화재 교류의 전기”

이 작품들은 대부분 광복 이후 남한에서 한번도 공개·전시되지 않은 국보급 문화재들이다. 그 중에는 사진으로도 공개된 적이 없는 유물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북한 문화재는 5월쯤 금강산을 통해 육로로 남측에 인계되며, 한달쯤 전시준비 작업을 거쳐 6월 초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일반에 선보인다. 이어 8∼10월에는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옮겨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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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평양성 석각(石刻)
고구려 평양성 석각(石刻) 고구려 평양성을 축성할 때 성벽 공사와 관련된 인력동원 사항 등을 기록한 비석.“병오년(566) 12월에 한성(漢城) 소형(小兄) 문달(文達)이 서북 방향을 맡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동안 발견된 평양성 석각 5점 가운데 2점이 조선중앙역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특별전 개최를 위해 이건무 관장은 24일 개성 자남산려관에서 조선중앙력사박물관 김송현 관장과 만났다. 광복 후 첫 남북 중앙박물관장 회동에서 양측은 민족문화 동질성 회복을 위해 민족문화재의 전시·조사·연구·보존 등 양 박물관의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관장은 “남북교류사업인 만큼 우리 문화재도 북한에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북한 문화재도 훌륭한 우리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공동 발굴조사 및 조사보고서 발간, 유물 복원 등 북측을 지원할 수 있는 교류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3-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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