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잡으면 ‘금융권 넘버2’
이창구 기자
수정 2006-03-25 00:00
입력 2006-03-25 00:00
●왜 LG카드인가
지난 2002년 한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던 ‘카드 대란’의 중심에 있었던 LG카드는 그동안 부실을 털고 가장 매력적인 ‘캐시 카우’로 등장했다. 자산은 11조원으로 은행들에 비해 턱없이 작지만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1조 3631억원이나 돼 웬만한 은행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유효 회원수는 984만명으로 단연 카드업계 최고다.4년전 30%대를 웃돌던 연체율도 지난 2월 현재 7.07%로 뚝 떨어졌다.
LG카드에 군침을 흘리는 곳은 한국에서 은행업을 하는 모든 금융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금융, 신한금융, 씨티그룹의 3파전 양상이었지만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하나금융이 가세할 태세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24일 “대안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음을 내비쳤다. 농협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고,HSBC, 메릴린치, 테마섹 등 외국 자본도 LG카드에 발을 들여 놓으려 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LG카드 시가총액은 6조원 정도이고, 지분 51% 인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인수가격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들은 “이 가격으로는 살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외환은행 경우처럼 막상 인수전이 시작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 수도 있다.
●신한금융이 가장 유력
현재까지는 신한금융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우리금융은 스스로가 민영화 대상이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의 몸집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LG카드 인수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도 최근 1년여를 끌었던 한국씨티은행의 노사 대립이 정리돼 한국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재개할 태세이나 LG카드 채권단은 외국계에 국내 최대 카드사를 넘기는 것을 꺼린다. 하나금융은 일단 LG카드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장기적인 포석은 우리금융 쪽으로 쏠려 있다. 외환은행 인수 실패로 물건너간 ‘왕위’를 우리금융을 통해 도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가격 문제를 빼면 특별히 걸리는 부분이 없다.LG카드 매각의 결정권자나 다름없는 정부와의 관계도 우호적이고, 조흥은행 카드부문을 흡수해 후발주자였던 신한카드를 순식간에 업계 4위로 올려 놓았다.LG카드를 손에 넣으면 완벽한 금융그룹 모델을 완성할 수 있다. 하나금융과 함께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했던 국민연금을 끌어들이는 데도 신한금융이 다소 유리하다는 전망이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가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PE여서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신한과 손잡고 LG카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특히 최근 상환 여부를 발행자가 결정할 수 있는 선택적 상환우선주와 만기가 되면 의무적으로 갚아야 하는 의무적 상환우선주가 명백하게 구분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이로써 부채 성격의 상환우선주가 아닌 자본 성격의 선택적 상환우선주도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 인수·합병(M&A) 자금 조달을 쉽게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6-03-2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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