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외환銀 사실상 인수] ‘리딩뱅크’ 밑그림 8년만에 매듭
이창구 기자
수정 2006-03-24 00:00
입력 2006-03-24 00:00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정부 관계자는 23일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리딩뱅크로서 외국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3개 은행들도 자극을 받아 앞선 은행들을 따라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바람직한 형태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008년 3월까지 정부지분을 매각할 우리금융지주와 현재 시장에 나온 10조원 규모의 LG카드가 은행권의 경쟁 구도에 일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140조원 규모의 우리금융을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이 단독으로 인수하기에는 버거우며,LG카드를 인수했다고 시장판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권의 경쟁은 M&A를 통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률 중심으로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LG카드를 대상으로 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빅뱅 수준은 아니라는 것.
정부의 이같은 생각은 M&A를 통한 금융권 재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는 은행에서 증권 등 제2금융권으로 옮겨 갈 것을 예고한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올해 통과돼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08년부터 시행되면 증권사간 합병이 본격화할 것이고, 대형 투자은행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재경부 관계자는 그러나 “골드만 삭스와 같은 세계적 규모의 투자은행을 바라는 게 아니라 국내 및 지역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한국형 투자은행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규모보다는 투자은행으로서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했다. 자산 기준으로 세계 70위권에서 60위권으로 발돋움할 국민은행 정도면 괜찮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새로운 4강 구도를 형성한 뒤 ‘진검승부’로 리딩뱅크를 가리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과 외환은행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 측면에선 최고라고 하지만 M&A만으로 ‘1강 체제’를 굳히는 게 시장경쟁에 맞느냐는 주장이다.
앨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은 이날 “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는 론스타가 ‘먹튀전략’만 구사한 게 아니라 한국의 금융산업 전략까지 감안했음을 애써 강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옛 한일·상업은 우리금융으로, 조흥은 신한금융으로, 서울은 하나금융으로, 외한은 국민은행으로 흡수돼 기존 6대 시중은행의 문패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백문일 이창구기자 mip@seoul.co.kr
2006-03-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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