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막판 몸값 흥정 의혹
론스타는 애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방식보다는 후보자들과의 개별협상을 통한 경매호가식입찰(프로그레시브 딜)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상대방의 눈치를 봐가며 가격을 써내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자칫 론스타의 가격 올리기 전략에 말려들 것을 우려했다. 결국 우선협상자 선정 방식이 채택됐다.
그러나 지난 13일 입찰 가격 등을 포함한 인수제안서 제출이 마감된 뒤 곧바로 발표될 예정이었던 우선협상자 선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인수팀 관계자는 “론스타측이 지난주 말 ‘좀더 시간을 갖고 협의해 보자.’”고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
급기야 지난 21일에는 론스타측이 국민은행에 “가격을 다시 써내라.”고 요구했다는 소문이 나돌았고,22일에는 인수가격을 더 올리는 조건으로 론스타가 국민은행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애초 제시한 가격은 DBS-하나-국민은행 순이었다.”면서 “론스타가 낮은 가격을 써낸 국민은행을 선정하면 나중에 시비에 휘말릴 염려가 있어 국민은행에 가격을 하나금융 수준으로 맞출 것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론스타는 ‘우선협상자 선정 후가격 재협상’이라는 상식적인 과정을 무시하고 우선협상자 선정 직후 경매호가식 입찰 방법을 동원, 가격을 흥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국민은행 관계자는 “론스타의 경매호가식 입찰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개입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위원회가 “DBS는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고, 국민은행의 독과점 논란은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자 금융권은 “게임은 끝났다.”고 봤다. 인수를 최종 승인하는 금감위가 사실상 국민은행의 손을 들어 준 이상 론스타로서는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쪽에서는 당연히 정부가 론스타의 고민을 덜어준 것을 넘어 이미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우리는 감독 당국이며 선택은 시장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행이 인수할 경우 1인으로 하든,3인으로 하든 50%가 안 된다고 하더라.”라면서 “그래도 공정위에 우리가 모르는 기준이 있다면 어쩔 수 없으며, 공정위가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과열 경쟁이 발생하기 전에 개입해 가격을 최대한 낮췄어야 했다는 비판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전이 시작되기 전에 정부가 미리 하나나 국민 쪽에 시그널을 줬으면 협상에서 인수자가 ‘칼자루’를 쥐었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뒤늦게, 그것도 론스타 쪽에 유리하게 개입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