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외교 ‘뉴욕 데탕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후보 출마와 관련, 한성렬 주 유엔북한 차석대사가 지난 달 위성락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에게 했다는 ‘덕담’이다. 비공식적이긴 하나 북한이 언급한 최초의 반응으로, 뉴욕의 남북 외교당국간 채널이 안착하는 상징처럼 읽혀진다.
남북이 뉴욕 채널을 가동하는데 교감한 것은 1년 6개월 전. 위성락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가 워싱턴에 부임한 지 두달 뒤인 2004년 10월30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세미나에서다. 베이징 6자회담에서 양측 대표단 일원으로 이미 얼굴을 익힌 위성락·한성렬 두사람의 ‘관계’는 오찬 간담회를 거쳐 자연스럽게 남북 초유의 외교채널로 발전됐다.
특히 지난해 2월10일 북한이 핵보유선언을 한 지 나흘뒤 위 공사는 뉴욕으로 날아가 한 대사와 비밀접촉을 갖고, 향후 6자회담 재개의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9·19공동성명 채택 뒤인 10월27일 워싱턴서 열린 한미연구소(ICAS)주최 심포지엄에선 남북한 외교관들이 새벽 2시까지 격의없이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위폐 문제로 6자회담이 교착된 지난 6일 뉴욕서 열린 NCAFP심포지엄에서도 위-한 채널은 가동됐고. 이후에도 수시로 전화 통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주로 전화를 거는 쪽은 우리지만 북측이 전화를 할 때도 있다.
위성락 주미 공사는 “격의없이 정교하게 의견을 나눈다.”면서 “상황에 대한 인식교환을 하고, 때론 어떻게 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차석 대사에 대해선 “점잖은 분이고, 편하게 전화하는 편”이라고 했지만, 뉴욕 채널 전반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뉴욕 채널은 서울에서 발신된 우리 정부의 메시지가 워싱턴을 거쳐 뉴욕의 한 대사에게 전달되고 이것이 다시 평양 지도부로 전해지면서 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거꾸로 이 채널만으로 북한 수뇌부의 속내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의 기류를 북측에 설명해 오해로 인한 부정적 상황 조성을 막기도 하고,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 정부의 입지를 강화하는 기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한 채널의 의미는 크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