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닮은 행성 ‘슈퍼지구’ 기존 태양계 이론 바꿨다
‘마이크로렌징’이라는 첨단 기술을 동원해 지난해 4월 처음 관측된 이 행성에 대한 연구 보고는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지구 크기의 13배 정도인 이 행성은 우리 태양의 절반 정도 크기다. 온도는 훨씬 더 낮은 적색왜성(矮星) 주위를 약 4억㎞ 거리에서 공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행성의 온도는 섭씨 영하 201도로 지금까지 발견된 외부 행성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행성의 공식 명칭은 ‘OGLE-2005-BLG-169lb’이지만 바위와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어 ‘슈퍼 지구’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슈퍼지구는 적색왜성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궤도를 돌아 매우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물이나 생명체가 존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측된다.
맨 처음 이 행성을 발견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앤드루 굴드 교수는 “슈퍼지구가 속한 항성계를 분석한 결과 목성이나 토성처럼 가스로 이루어진 거대 행성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우리 태양계라면 목성이나 토성이 있어야 할 자리를 얼음 성분의 슈퍼지구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슈퍼지구처럼 얼음으로 뒤덮인 행성이 대략 35% 정도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굴드 교수는 덧붙였다.
하버드대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스콧 가우디는 “이번 발견은 서로 다른 형태의 항성을 중심으로 다른 형태의 태양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태양 같은 항성들은 목성과 같은 행성들을, 적색왜성들은 슈퍼지구 같은 행성들을 각각 거느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부 행성은 170개에 이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