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Life] 해방전후사 재인식과 ‘뉴라이트 콤플렉스’
김종면 기자
수정 2006-02-18 00:00
입력 2006-02-18 00:00
하지만 사단은 이미 그들의 첫 ‘작전’에서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엮은이 중 몇몇은 이른바 뉴라이트 세력의 ‘핵심’으로, 알려질 만큼 알려진 인사다. 그러니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재인식하는 민감한 작업을 ‘홍보’하는 데 그들을 내세우기는 좀 찜찜했을 것이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색깔이 덜한 인물을 ‘입’으로 삼은 것 아닌가. 정치결사의 대변인도 아니고, 아무리 ‘재인식’ 깃발 아래 모였다지만 각각 다른 주제로 다른 뉘앙스의 글을 발표한 필자들을 대표해 나홀로 말하겠다니…. 그 반(反)학문적 발상의 유치함이란 잠자던 소가 웃을 일이다.
모름지기 학문의 발전은 활발한 토론을 통해 이뤄지는 법이다. 진작부터 논의돼온 토픽들이지만 모처럼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학자들 스스로 입에 재갈을 물려 봉쇄하는 행태는 진정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창구 단일화보다 더 중요한 게 다채널의 소통 공간이다. 논쟁 풍토가 사라져가는 우리 학계이기에 더욱 그렇다. 내남없이 ‘커뮤니케이션 지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재인식’ 진영 인사들은 이제 ‘뉴라이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의도를 갖고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이 학술담론을 이용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외부 환경을 탓하기 전에 학문공동체 종사자들부터 먼저 순수한 학자적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학자들 중엔 ‘정치’에 유달리 후각이 발달한, 아니 정치를 즐기는 무리도 적지 않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6-02-18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