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 축’ 옮겨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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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진 기자
수정 2006-02-04 00:00
입력 2006-02-04 00:00
잇따른 서울 강남 아파트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이 연일 상종가를 치는 아파트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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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역 인접 도곡 렉슬
한티역 인접 도곡 렉슬


가격인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곳은 3일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 렉슬’아파트. 이 아파트 33평형 시세는 최고 12억원. 평당 가격이 3000만원을 넘어서면서 30평형대 아파트값을 1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타워팰리스, 센트레빌 아파트로 대표되던 강남 부자 아파트의 상징 축(軸)이 렉슬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도곡렉슬 “중소형·교육환경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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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역 인접 타워팰리스
도곡역 인접 타워팰리스


도곡렉슬 광풍이 부는 것은 강남 진출을 원하는 중산층들의 수요 때문으로 보인다.26·33평형이 1537가구,43·50·51·68평형이 1465가구로 중소형 비율이 더 많다. 요즘 대형 평형 위주로 지어지는 강남 트렌드와는 차별된다. 재건축 규제로 강남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어렵다는 점도 렉슬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유다. 새 아파트인데다 강남 8학군을 배정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도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16만 8600만평 부지에 현대·GS·쌍용 등 대형건설 3사가 34개 동을 나눠 지었다.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있고 각종 테마공원, 호수, 산책코스 등 조경이 눈에 띈다. 매봉공원과 바로 연결돼 있어 녹지공간이 풍부하고 일부 동은 앞산 조망권을 누릴 수 있다.

도곡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당장 2월 중순까지 주소지를 이곳으로 이전해야 이 지역 학군으로 배정받을 수 있어 입주도 하기 전에 거래가 활발했다.”면서 “렉슬상가안에 이 아파트를 거래하는 중개업소만 50개에 이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형평형 위주 타워팰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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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평형 위주인 동부 센트레빌이나 타워팰리스는 강남 진출을 원하는 중산층이 엄두내기 어려운 단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렉슬은 중소형이 많아 수요층이 두껍고 손 바뀜이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그런지 평당 가격이 이미 타워팰리스를 앞질렀다.404가구인 도곡렉슬 50평형은 최고 21억 65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월 입주한 대치 동부센트레빌과 타워팰리스 사이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최고가 기준 센트레빌 53평형이 22억 5000만원, 타워팰리스 57평형이 18억 5000만원이다. 강남 부자의 상징 축이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타워팰리스와 센트레빌이 도곡역에 붙어있다면 렉슬은 한티역에 가깝다. 부동산중개업소는 최근의 현상을 놓고 “강남 부자의 축이 대치역에서 도곡밸리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30평대 10억 바람 일으킨 주인공

렉슬 33평형은 지난 2003년 분양 당시 5억 8500만원이었지만 꾸준히 올라 3일 현재 11억∼12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타워팰리스도 지난 8·31이전부터 32평형이 10억원을 넘어선 뒤 계속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건축을 기대하는 인근 대치 은마아파트 34평형이 최근 10억 7500만원에 팔린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란 평이 나온다. 렉슬 광풍은 도곡·대치에서 끝나지 않고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삼성동 AID차관 재건축 아파트의 33평형 분양권은 3년 후 입주인데도 불구하고 8억원을 호가한다. 올해와 내년 입주할 예정인 잠실 시영 3·4단지의 30평형대 분양권도 이미 8억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대형 평형이 인기 트렌드로 자리잡은 강남에서 30평대 아파트 값이 치솟는 것은 강남 진출을 희망하는 중산층이 그만큼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8·31 후속 대책에서도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강남 대체 신도시를 적극 개발해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2006-02-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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