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진로 하사장과 두산 한사장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서재희 기자
수정 2006-02-03 00:00
입력 2006-02-03 00:00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진로의 하진홍(57) 사장과 두산주류BG의 한기선(55) 사장의 신경전으로 소주 업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진로는 2일 알코올 도수를 20.1도로 낮춘 참이슬 리뉴얼 제품을 8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두산이 알코올 도수 20도짜리 신제품 소주 ‘처음처럼’을 7일 출시한다고 발언한 지 일주일 만의 일이다.

하 사장과 한 사장의 ‘기묘한’ 라이벌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경쟁업체인 하이트 맥주와 OB맥주를 진두지휘하며 한판 승부를 펼친 경력이 있다.

전형적인 ‘진로맨’이었던 한 사장은 하 사장이 하이트맥주 부사장으로 있던 2002년 1월, 경쟁업체인 두산의 OB맥주 영업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이들의 맥주 업계에서의 승부는 2년쯤 계속되다가 2003년 12월 한 사장이 대장암 수술을 계기로 OB맥주에서 퇴사하면서 일단락된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4년 10월, 한 사장은 두산소주BG 부사장으로 소주 업계로 컴백하고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승진한다. 같은 해 하 사장도 하이트의 진로 인수를 계기로 9월 진로 사장으로 취임한다. 소주 시장에서 다시 맞붙게 된 셈이다.

한 사장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친정인 ‘진로 따라잡기’에 나선다. 진로 소주의 수도권 영업을 맡아 화려한 실적을 자랑하던 허관만·오장환 영업담당 상무를 지난해와 올해 각각 두산으로 데려왔다. 이들에게 수도권 시장은 물론 충청·강원 영업까지 맡겼다.

여세를 몰아 진로에서 20년간 홍보 외길을 걸으며 홍보이사까지 올랐던 김상수 현 바움커뮤니케이션 대표에게 신제품 ‘처음처럼’의 홍보를 과감하게 맡긴다. 업계 관계자는 “숱한 홍보 회사들이 후보에 올랐지만 홍보 회사를 설립한 지 불과 한달밖에 안된 김 대표가 채택됐다.”면서 “‘적’의 작전을 잘 안다는 게 무엇보다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진로측은 겉으로는 두산의 도전이 전혀 무섭지 않다고 하면서도 긴장하는 눈치다. 진로 관계자는 “순한 소주를 내놓는 것은 업계의 전반적인 흐름으로 오래전부터 계획된 사항”이라면서도 “8일 출시 예정이었지만 두산이 7일 출시발표회를 한다고 하니 우리도 하루 정도 출시를 앞당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2006-02-03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