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버스 ‘인간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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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기자
수정 2006-02-02 00:00
입력 2006-02-02 00:00
‘트랙의 패션모델’ 게일 디버스(40·미국)가 돌아왔다.

여자 육상 스프린터 디버스가 3일 뉴욕 맨해튼 스퀘어가든에서 열리는 제99회 밀로스게임 60m허들에 출전하는 것. 디버스의 복귀는 2004아테네올림픽 이후 1년여만이다. 갑상선 종양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 후유증과 많은 나이 탓에 주위로부터 은퇴 권유도 줄곧 받았다.

그러나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다시 스파이크 끈을 질끈 동여맸다.

디버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함께 화려한 몸치장으로 더욱 유명하다.

짙은 화장에다 갈고리처럼 길게 기른 손톱, 목걸이·귀고리·팔찌 등 요란한 액세서리를 한 디버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육상계는 벌써부터 들썩인다. 아테네올림픽 때는 AP통신이 디버스를 ‘최고의 화장술(Best Use of Cosmetics)’을 뽐낸 선수로 선정했을 정도. 여기에 ‘불혹’의 나이에 컴백한다는 것도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는 큰 아픔이 있었다.88서울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뒤 그레이브스병에 걸려 항암치료까지 받았고, 발목 절단의 위기도 맞았다. 툭 튀어나온 눈도 당시 발작증세로 얻은 것. 디버스는 1991년까지 병마와 싸워야 했다. 그러나 달리겠다는 의지로 이겨냈다.

“나는 선수생활이 끝난 것은 물론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고 당시를 회고한 디버스는 “나의 사전에 중단이란 단어는 없다.”면서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1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 때부터 디버스에겐 ‘인간승리’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녔다.

이후에도 그레이브스병 후유증과 다리부상, 아킬레스건 파열 등이 괴롭혔지만 93세계선수권 100m·100m허들 석권,96애틀랜타올림픽 100m 우승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값진 승리를 얻어냈다.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것은 아테네올림픽 직후.100m 허들 경기에서 허들에 걸려 종아리 부상을 당한 것. 부상 후유증으로 지난해엔 단 한차례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육상계는 디버스의 은퇴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큰 대회 우승보다는 ‘시련은 있지만 좌절은 없다.’는 것을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 현재 자신의 이름을 딴 ‘디버스재단’을 운영 중이다. 디버스는 “내가 신에게 받은 은총을 다른 사람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해야만 나는 진정한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2006-02-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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