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GDP 1.99% 늘고 농업생산 2조~8조 줄듯
백문일 기자
수정 2006-02-02 00:00
입력 2006-02-02 00:00
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한·미 두 나라는 워싱턴에서 통상장관회담을 갖고 롭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날 협상 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다. 포트먼 대표는 앞서 미 의회에 협상개시를 위한 설명을 갖고 3개월 뒤인 5월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는 ‘200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을 지낸 김종훈 대사를 우리측 협상수석대표로 내정했다. 정부는 FTA협상에서 다른 현안들과 함께 적어도 투자와 관련된 기업인들의 비자면제 문제를 의제로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한·미간 FTA는 시장 규모나 경제적 효과를 감안할 때 그 ‘폭발력’이 파괴적이다. 칠레나 싱가포르와의 FTA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42∼1.99% 증가한다든가 곡물류 관세가 50%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부차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한·미 FTA는 우리 산업의 틀을 바꾸고 경제의 선진화를 이룰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가지 측면을 지니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을 ‘무혈입성’하고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제도개선 등으로 대외신인도는 높아질 수 있다.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으로 국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도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기회’이다. 정부가 스크린 쿼터(국내영화 상영의무일수) 축소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것도 이같은 측면을 중시해서다.
그러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내년 3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만큼 정부가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유했느냐는 문제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준비가 덜 됐으며 부처간 협력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관계자는 “FTA 협상이 맺어지면 지금까지 시장을 개방하는 방식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꿔야 하는데 서비스 분야에서 어떤 부문을 막아야 할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 선진화를 가속화할 모멘텀이지만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의 개방 전략과 국내 산업정책이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면 국가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해야 할 촉박한 일정속에 이해집단의 반발과 국내정치 상황에 밀려 협상이 좌초될 경우 한·미 관계 전반에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FTA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일본조차 한·미협상의 후폭풍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정도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6-02-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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