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조사’ 중간발표] 과학계 “원천기술 없거나 과장됐다”
장세훈 기자
수정 2005-12-24 00:00
입력 2005-12-24 00:00
●원천기술 보유 주장, 과장됐다?
황 교수팀의 2004년 논문에 대한 검증작업이 끝나지는 않았으나, 원천기술 보유 주장은 적어도 과장됐다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황 교수팀의 주장은 서울대 연구실에서 체세포 핵이식을 통해 만든 배반포 단계의 배아를 김 연구원에게 넘겨 배양과정을 맡겼지만, 김 연구원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로 ‘바꿔치기’했다는 것이다. 결국 황 교수팀은 체세포 복제에 의해 확립된 줄기세포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즉, 황 교수팀의 원천기술은 최대 배반포 단계까지이며, 보다 엄밀히 얘기하면 ‘젓가락 기술’로 알려진 포도알을 짜내는 듯한 ‘스퀴징 방법’에 국한되는 셈이다. 바꿔치기 주장은 황 교수의 착각이나 ‘자작극’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천기술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김동욱 연세대 의대 교수는 “줄기세포 원천기술이라고 하면 체세포 핵치환으로 만든 복제배아를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해 줄기세포까지 확립하는 전 과정”이라면서 “황 교수팀의 원천기술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일근 전남 순천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스퀴징 방법은 황 교수팀의 독보적인 기술”이라면서 “배반포를 만들었다고 해도 체세포 복제 분야에는 가장 앞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 연구성과, 총체적 부실?
원천기술 보유 논란을 비롯,2004년 논문의 진위를 가리려면 체세포 복제가 맞는지, 사진 및 DNA 지문분석 데이터의 조작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2004년 논문에서 만들었다는 배아줄기세포가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이용해 복제된 것이 아니라면, 처녀생식에 의한 돌연변이일 가능성이 크다.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를 주입해 전기자극을 통해 배아를 복제해야 하지만, 난자의 핵을 없애지 않고 전기자극을 주는 처녀생식에 의한 방법으로 배아를 복제했을 가능성도 있다.
의혹의 시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사위는 지난 4월 탄생한 ‘세계 최초의 복제개’ 스너피에 대한 의혹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지난 8월 네이처에 스너피 관련 연구성과를 한 장 분량의 요약논문으로 발표했다.
문제는 논문의 내용이 너무 간략해 스너피가 체세포 복제개임을 증명하는 DNA 데이터가 없어 신뢰성이 떨어진다. 스너피가 복제개가 아니라 체세포를 제공한 개와 ‘일란성 쌍둥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사위가 스너피 등의 혈액 3종에 대한 DNA 분석을 의뢰한 이유다.
황 교수팀이 지금까지 발표한 연구성과는 ‘세계 최초’ 또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2004년 2월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 논문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논문으로 검증되지 않았다.2003년 발표한 ‘광우병 내성소’는 현재 일본 쓰쿠바 동물고도위생실험실에서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5-12-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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