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잘나가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창구 기자
수정 2005-12-12 00:00
입력 2005-12-12 00:00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47) 부장은 최근 자신의 주요 결제수단을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바꿨다. 대학생 아들에게 용돈 지급용으로 발급해줬던 체크카드의 ‘효험’을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신용카드를 무심코 쓰다가 결제일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용액을 보고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면서 “체크카드를 쓰면 통장에 사용내역이 고스란히 찍혀 수시로 소비성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지난해부터 발급되기 시작한 체크카드가 주요 결제수단으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다.

신용카드는 먼저 물품이나 서비스를 받고 나중에 대금을 갚는 ‘빚 상환 시스템’인 반면 체크카드는 예금계좌 잔액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신용카드 가맹점에서는 모두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소득공제 혜택은 물론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도 차별없이 받는다.

지급수단 9위에서 5위로

한국은행이 최근 금융기관 개인고객 755명을 상대로 지급결제수단 이용실태를 조사해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물품·서비스 구매때 지급수단으로 체크카드가 5위(4.9%)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9위(3.3%)에서 4계단 상승했다. 지급수단 1위는 단연 신용카드(28.2%)였지만 지난해 11월에 비하면 0.6%포인트 느는 데 그쳤다.

조사 대상자들은 신용카드를 평균 3매 보유하고, 이중 1.8매만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체크카드는 평균 0.5매만 보유했지만 이중 0.3매를 실제로 사용해 사용률이 높았다. 특히 소득공제 혜택이 신용카드보다 커질 경우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하겠다는 응답자가 81.9%나 됐다.

하루 평균 사용액 76억원에서 228억원으로

한은의 올해 3·4분기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하루 평균 체크카드 사용건수는 60만 1000건, 금액은 228억 23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의 23만 4000건,76억 800만원보다 각각 157%,200.1% 상승한 것이다.

체크카드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놓고 카드업계의 표정은 엇갈린다.LG, 삼성, 현대카드와 같은 전업(專業) 카드사들에 체크카드는 ‘계륵’같은 존재다. 그러나 KB,BC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는 체크카드의 성장에 크게 고무됐다.

전업사는 자체 계좌가 없어 체크카드를 운영하려면 은행에 수수료를 내고 계좌를 터야 한다. 더욱이 체크카드는 수수료율이 높은 현금서비스와 할부결제 기능이 없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반면 은행계 카드는 은행 계좌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데다 미래의 신용카드 고객인 젊은층을 체크카드로 ‘입도선매(立稻先賣)’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업계는 어쩔 수 없이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반면 은행계는 모든 역량을 체크카드에 집중시키는 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5-12-12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