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함정 논란’
김경운 기자
수정 2005-12-09 00:00
입력 2005-12-09 00:00
●적자 타령에 또 인상설
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 보험사들의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의 지난 10월 손해율은 77.1%로 전월에 비해 3.7%포인트,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9%포인트 높아졌다.LG화재도 지난해 10월 73.5%에서 올 10월에는 81.3%로 크게 올랐다. 중소형 보험사 중에선 그린화재가 100%에 육박했다.11월에는 보험사 대부분이 90%를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보험금 지급 비율로,10월에 보험료를 100원 거두었다면 80원 안팎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보험금 외에 경영비용 등의 지출을 감안하면 보험사들이 기대하는 적정한 손해율은 72.5%이고, 이를 초과하면 적자 경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한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높아진 원인을 주5일제 확대, 법규 위반자 사면 등의 영향으로 본다. 따라서 자동차보험의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서는 보험료 산출의 근거가 되는 보험요율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한다. 또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한 신고포상금제(이른바 카파라치)의 재도입도 들먹이고 있다.
●보험요율은 보험사 입맛대로
그러나 소비자단체들은 지난달 보험 사고차량의 정비수가 인상으로 보험료가 최고 4.1% 올랐는데, 또 다시 사실상의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손해율이 높아진 것은 보험사들의 무분별한 저가보험 경쟁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보험사들은 정비수가 인상에 맞춰 재빨리 일부 특약상품에 대해서는 가격인하 경쟁을 했다.
이런 가운데 수입차와 국산차는 보험요율을 따로 적용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입차의 부품비와 수리비가 국산차에 비해 평균 2.7배 비싸지만 적용받는 보험요율이 똑같아 국산차 보유자의 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보험개발원은 “이는 수입차 딜러가 수리비 산출기준 등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손해율을 토대로 보험요율을 별도 적용해야 한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체측은 “수입차 부품에는 별도의 특수장치 등 풀세트 교체 비용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조사”라고 항변한다.
보험요율은 국내 보험사들의 출자형식으로 설립한 보험개발원이 마련하고 금융감독원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들은 ‘보험요율이 보험사에 유리하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안에 ‘순보험요율협의위원회’를 설립하는 내용의 관련법률 개정안을 상임위 안건으로 제출했다. 중립적 성격의 협의체에는 보험 전문가 외에 법조계·시민단체 등도 참여하도록 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자동차보험은 보험료와 산출 근거를 업계가 밀실에서 조정하도록 하고, 이를 소비자들이 믿지 못하는 데서 문제점이 출발한다.”면서 “자동차보험은 거의 모든 가계가 대상이 되는 만큼 보험료 변동, 할증기준 조정 등에 공개적인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5-12-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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