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고금리경쟁’ 뒤탈날라
●금리인상만이 살 길?
금감원이 저축은행의 금리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저축은행중앙회도 회원사들에 “시중금리 상승을 저축은행이 주도하는 것처럼 비쳐져서는 안된다.”며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은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며 예금금리 인상을 감행하고 있다.
한진저축은행의 2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6.02%이다. 다른 저축은행들의 금리도 6%대에 근접했다.1년 만기 정기예금의 경우 솔로몬저축은행이 5.70%, 늘푸른저축은행이 5.66%의 금리를 주고 있다.5일 현재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5.03%로,6개월 사이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저축은행들이 금리인상에 혈안이 된 것은 역시 금리를 올리고 있는 시중은행들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정기예금의 만기가 대부분 매년 12월에서 다음해 1월 사이에 몰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 않고서는 고객을 잡아놓을 수가 없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신고가 급격히 떨어져 콜(은행간 단기자금)까지 끌어다 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작용 곧 현실화 우려
그러나 ‘기초 체력’이 약한 저축은행들의 금리인상은 부실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예금을 무리하게 끌어오다보면 결국 무리한 대출로 연결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수신고가 1000억원 이하인 영세 저축은행들이 고금리로 끌어온 돈을 운영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에 나섰다가는 곧바로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전월대비 0.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대출금리는 0.12%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전월대비 0.19%포인트나 올랐지만 대출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했다. 시장금리 상승세로 시중은행들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의 폭을 넓혔으나,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만 오르고, 대출금리는 오히려 낮아져 영업기반이 더 취약해 진 셈이다.
더욱이 최근 시중은행들이 저축은행의 주된 자금운영처였던 영세자영업자(소호·SOHO)나 중소기업에 대출을 확대함에 따라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상환 능력이 있는 중소기업이나 소호업체들이 은행 쪽으로 손을 벌리면서 여신심사 기법이 취약한 저축은행들은 자연히 부실 위험성이 높은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들은 벌써 담보가 약하고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대출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면서 “연체 위험이 높은 고객들이 저축은행에서 빚을 내 시중은행의 빚을 갚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