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린 정기인사… 누가 웃나
●대규모 승진인사 이어지나
금호아시아나는 68명을 임원으로 승진(전보 3명 포함)시키는 등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조종사 파업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신훈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냈다.
신세계도 최근 수년내 가장 많은 27명의 임원 승진을 포함해 48명의 임원에 대해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최근 강수현 현대삼호중공업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강 사장은 지난 6월 삼호중공업 공동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두달 만에 단독 대표이사로 추대됐고, 이번엔 사장 승진까지 거머쥐었다. 최길선 현대미포조선 사장도 2년 만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컴백했다.
‘원더경영’을 표방한 남중수 KT 사장은 지난달 23일 단행한 인사에서 그동안 공석으로 두었던 부사장에 이상훈, 김우식, 윤종록, 노태석 전무 4명을 한꺼번에 임명했다.
내년 1월 정기인사가 예정된 SK도 계열사간 인력교류 등을 포함해 대규모 승진인사가 예상된다.SK텔레콤과 SK㈜ 등 주력계열사의 실적이 나쁘지 않은 데다 상당 폭의 조직개편도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임원급 인사가 예정된 코오롱도 활발한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아 일정 규모의 승진인사가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과 LG 등 대그룹들은 승진 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해 사상 최대의 승진인사도 부담이다.
●오너가의 책임경영 강화
신세계는 오너 이명희 회장의 사위 문성욱씨를 시스템 통합업체인 신세계I&C 상무로 발령냈다. 문 상무는 오너가(家)의 신임을 바탕으로 신세계I&C에서 전략사업 부문을 맡아 미래형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문 상무가 신세계I&C 경영을 맡을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부사장과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 남매에 대한 경영권 교통정리가 점차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SK의 정기인사에서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의 대표이사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 부사장은 최신원-태원-재원 등 오너가 4인방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 않다. 내년 초 단행될 삼성의 정기인사에서 이재용 상무의 전무 승진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외부 수혈
올 한 해 ‘김윤규 파동’으로 큰 혼란을 겪은 현대그룹은 ‘외부수혈’을 단행하며 공격경영을 선포했다.2001∼2002년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내며 강한 업무추진력과 기획·위기관리 능력을 검증받은 전인백씨를 기획총괄본부 사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전 사장은 현대그룹의 핵심인물이었던 최용묵 전 경영전략팀 사장을 대신해 그룹의 핵심가치 제시와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 육성 등 그룹경영의 총괄기획을 맡게 된다. 고 정몽헌 회장과 인연이 남달랐던 전 사장을 그룹 핵심영역으로 끌어들이면서 현정은 회장의 리더십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동부그룹도 최근 삼성 출신의 임동일씨를 동부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현대자동차 출신의 이수일씨를 동부제강 사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산업부 golder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