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어린이책] 얌전히 있기엔 세상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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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 기자
수정 2005-11-25 00:00
입력 2005-11-25 00:00
2권짜리로 나온 ‘고슴도치와 작은 이웃사촌’(니시나 사치코 글·그림, 성승희 옮김, 작은책방 펴냄)은 여러모로 신통한 동화책이다.

잠시도 가만 있지 않고 새로운 일을 꾸미는 고슴도치와 그의 귀여운 이웃사촌 겨울잠쥐가 주인공. 각각 6편의 짧은 동화가 담긴 두 권의 책에서는 이들이 숲 속에서 펼치는 즐거운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 있다.

1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에는 자연사랑의 마음이 담뿍 들어있다. 표제작인 첫째편은 특히나 그렇다. 풀밭 위에 드러누워 “오늘 하루만큼은 꼼짝도 하지 않겠다.”는 고슴도치.

이웃사촌 겨울잠쥐도 얼떨결에 고슴도치와 함께 아무것도 하지 않고 풀밭에 누워 있기로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힘이 드는 걸까. 코 끝을 간질이는 바람줄기, 새파란 하늘빛, 재미있게 생긴 구름모양, 지저귀는 새 소리, 들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발가락만 꼼지락거리며 엎드려 있던 둘은 산이 온통 보랏빛 노을색으로 물들 무렵 마침내 알아차린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단순한 소재로 환상적인 감동을 이끌어내는 글 전개방식이 놀랍다. 한편한편이 모두 독립된 그림동화가 되어도 좋을 만큼 튼실한 완결구도를 갖췄다.

은은하면서도 밝고 선명한 파스텔풍 그림이 책읽는 마음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2권 ‘생일날의 약속’에도 소담스러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호기심 넘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들이 묶여 있다.6세∼초등 저학년. 각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5-11-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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