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화재, 이렇게 함부로 취급해도 되나
수정 2005-11-24 00:00
입력 2005-11-24 00:00
최근 SBS의 드라마 촬영 때 일어난 덕수궁 돌담의 훼손은 참으로 어이없는 사건이다. 돌담은 1897∼1910년 대한제국 때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우리의 역사이다. 접착제로 붙인 800여장의 종이를 주의없이 떼어내면서 돌 사이에 바른 줄눈이 떨어지고 긁혔다. 더욱이 제작사측이 허가도 없이 돌담을 사용했다니 문화재에 대한 기본 소양이나 갖췄는지 의심스럽다.KBS는 2000년 드라마를 찍으면서 창덕궁 인정전 마당에 LP가스통을 설치했다가,MBC는 1999년 병산서원의 누각에서 기생파티 장면을 연출했다가 혼쭐이 나기도 했다.
문화재는 한번 훼손되면 원형의 복원이 불가능하다. 역사의 숨결이 사그라진다.2003년 이후 고궁에서 92건의 방송 촬영이 허용됐고, 이 와중에 크고 작은 손상이 있었다고 한다. 문화재 당국은 고궁 등의 사용 허가를 내줄 때 규정을 철저히 적용해야 할 것이다. 허가한 뒤의 관리 및 감독도 마찬가지다. 문화재는 특정 기관이나 계층의 전유물이 분명 아니다. 국민 모두의 귀중한 역사적·문화적·예술적 자산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2005-11-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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