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소식/전남 장성군] ‘文의 고장’ 망치소리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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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창 기자
수정 2005-11-18 00:00
입력 2005-11-18 00:00
백양사의 앙증맞은 애기단풍 이파리가 파르르 몸부림치는 겨울의 길목, 산사로 들어가는 장성호 초입에선 느닷없이 망치 소리가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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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들어보니 낯설지만 다가서게 만드는 조각상들이 즐비하다. 시퍼런 호수를 배경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 나그네의 발목을 붙잡는다.

명망 높은 선비를 배출,‘문(文)의 고장’으로 불리는 장성군이 북하면 쌍웅리 장성호 관광지 안에 국내 최대로 문화예술공원을 조성 중이다. 연말까지 호수 옆 7만 9000여㎡에다 48억원을 들여 고대∼조선∼현대를 넘나드는 시·서·화 작품을 대리석에 형상화한 조각공원 만들기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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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조각 작품 42점이 세워졌고 연말까지 전국 현상공모로 선정한 61점을 포함해 103점이 마저 들어선다. 조각상은 현대시 30점, 한시 26점, 글씨 11점, 국내외 그림 22점, 역사인물의 어록 13점, 준공기념비 1점 등 모두 103점이다.

예를 들면 동양화의 일문을 이룬 허백련 화백의 산수화는 큼지막한 사각형 대리석에 풍경을 찍어내듯 그대로 옮겨 조각했다. 또 한시로 이름을 날린 김인후(하서)의 자연가는 번뇌를 털고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인간의 고뇌를 대리석에 표현해 시구를 옮겨 새겼다.

현대시로는 이은상의 백암산(백양사 뒷산), 박용철의 좁은 하늘,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박목월의 나그네, 박두진의 청산도 등 11점이 조각을 마치고 배치됐다. 한시로는 김우급의 백암산 노대암, 윤선도의 오우가 등도 조각품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글씨로는 김정희의 해서, 광개토대왕의 예서, 한호(석봉)의 해서, 양사헌의 초서 등이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 조각돼 원본보다 낫다는 평가다. 어록으로는 김구의 ‘나는 38선을 베고’, 윤봉길의 ‘우리 청년의 시대에는’ 등이 돌에 새겨져 영원한 역사교육의 자료로 자리매김됐다.

장성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2005-11-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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