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통과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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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기자
수정 2005-10-28 00:00
입력 2005-10-28 00:00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이 27일 통일외교통상위(위원장 임채정)를 진통 끝에 통과함으로써 쌀협상을 둘러싼 국내외 정치·경제적 상황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국회는 이달 중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날까지 3차례 저지에 나섰던 민주노동당이 단식투쟁에 들어가고 농민단체 반발도 거세지면서 또다시 난관이 예상된다. 강기갑 민노당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국회 마당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도 (先)농업 대책, 후(後)본회의 통과를 주장하고 있어 전망은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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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막지마”
“나를 막지마”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2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쌀 협상 국회비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당원들의 무등을 타고 국회 경위들의 제지를 뚫고 회의장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국제 신뢰 확보’냐,‘농가 파탄’이냐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쌀협상 비준동의안이 통외통위를 통과한 것을 환영하고 조속히 본회의에서도 통과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에 이어 쌀 비준 동의안 처리 지연으로 국제사회에 보여준 ‘무역 폐쇄국’ 이미지가 고착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해온 정부로선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국제 합의를 준수함으로써 교역 10위국의 신뢰를 지키고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에서의 우리 위치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민들의 반발은 거세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를 비롯한 농민단체 대표들은 지난 17일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 중이다. 벼 야적 시위, 농산물 출하 거부 투쟁 등 전국적인 투쟁도 전개할 계획이다. 농민들의 반발을 의식, 여야 농촌 출신의원들이 가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추가적인 후속 대책을 강구하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어 새달로 국회 본회의 처리를 미룰 가능성도 없지 않다.

“비준이 되지 않으면”

지난해 말 세계 무역기구(WTO)회원국과 타결한 쌀 협상안은 95년 이후 10년간 미뤄왔던 쌀 관세화를 2015년까지 다시 유예하는 게 골자다. 대신 의무수입물량(MMA)을 지난해 쌀 소비량의 4%에서 2014년까지 7.96%로 단계적으로 늘리고 이 중 최대 30%정도를 밥쌀용으로 시판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민노당 등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제무역 환경은 만만찮아 보인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최근 “비준이 안될 경우 WTO 농업협정부속서 5B 제10항에 따라 관세화 의무가 발생한다.”며 “우리 농업의 경쟁력 확보가 되지 않아 준비가 부족한 국내 농가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보다 중요한 무형의 부담은 대외 공신력의 실추다.

김수정 박지연기자 crystal@seoul.co.kr
2005-10-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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