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457)-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3)
수정 2005-10-20 00:00
입력 2005-10-20 00:00
제2장 性善說(33)
또한 하늘의 만물생성은 각각 하나의 모체에서 분리 생성되어 그 모체를 근본으로 삼아 삶을 연장해 나감으로써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치이다.
그런데 묵자의 논리는 남의 부모와 자기의 부모를 똑같이 사랑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는 구체적인 삶에 있어서 남과 구별되는 자기의 고유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므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맹자는 다음과 같이 말을 잇는다.
“아주 옛날에 그의 어버이를 장사지내지 않는 사람이 있었소. 그는 어버이가 죽자 들어다가 도랑에다 버렸소. 훗날 그곳을 지나다 보니 여우와 살쾡이가 시체를 뜯어먹고, 파리와 등애, 땅강아지 등이 시체를 빨아먹고 있었소. 그는 이마에 진땀이 솟아났고, 눈길을 피하며 이를 바로 보지를 못하였소. 진땀이 솟은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속마음이 얼굴에까지 전해졌기 때문이오. 곧 그는 돌아가 삼태기와 삽을 가지고 와서 시체를 흙으로 덮었다오. 그것을 덮는 일이 정말로 옳은 일이라면 곧 효자와 어진 사람들이 그들을 장사지내는 데에도 반드시 방법이 있게 될 것이오.”
‘어버이를 장사지내는 유래’에 대해서 이처럼 설명한 맹자는 그러한 설법을 통해 인간은 짐승과 달리 차마 자신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진땀이 솟아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의 속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 보였던 것이다.
따라서 ‘어버이를 풍족하게 장사지내는 것은 인간의 본마음에서 드러난 도리’임을 강조함으로써 묵자의 ‘박장’을 비난하였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묵자였으면서도 어버이를 후하게 장사지냈던 이지는 맹자의 그러한 말을 서벽으로부터 전해 듣자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맹자는 전하고 있다.
“나를 잘 깨우쳐 주셨습니다.”
이렇듯 양자와 묵자의 ‘양묵지도(楊墨之道)’와 일대 이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던 맹자였지만 맹자는 묵자보다 양자를 더 적대시하고 있었다.
맹자의 이러한 태도는 ‘진심상(盡心上)편’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양자는 나만을 위한다는 이론을 취하여 ‘한 개의 털을 뽑아서 천하를 이롭게 한다.’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묵자는 모두를 아울러 사랑할 것을 주장하여 ‘머리 꼭대기부터 발꿈치까지 털이 다 닳아 없어진다 하더라도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이라면 반드시 하였다. 자막(子莫)은 그 중간 방법을 주장하였는데, 그 중간 방법을 지킨다 하더라도 앞뒤를 잘 헤아리지 않으면 그것은 한편을 고집하는 것과 같다. 한편을 고집하는 것을 미워하는 까닭은 그것이 정도를 해치고 한가지만을 내걸고 백가지를 모두 배척하기 때문이다.”
2005-10-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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