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남모를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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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헌 기자
수정 2005-09-06 00:00
입력 2005-09-06 00:00
“부동산 투기조사도 철저히 해야 하고, 세금도 목표대로 거둬야 하고….”

국세청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국세청 직원들은 남모를 고민을 하고 있다.

한상률 조사국장이 5일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면 (부동산 투기조사에서)발을 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서울 송파의 오름세로)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우리는 모른다.’고 할 수도 없고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부동산 투기는 국민경제에 주는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를 뿌리 뽑는 것은 국가적 과제”라면서 “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부동산투기 세무조사를 많이 해왔는데 빨리 세무행정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 본래의 업무는 법인·개인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성실신고 수준 끌어올리기, 자영사업자의 과표양성화, 체납 정리 등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것을 수습하느라 투기조사에 인력을 빼앗기다 보니 이런 쪽에는 손을 제대로 못쓰고 있다.

한 국장은 “장기간 부동산 투기조사를 하면 (국민들은)국세청이 투기조사만 하는 것으로 알게 되고, 이러한 시각을 고치는 것은 힘들다.”면서 “국민들에게 세금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론에 투기와 관련한 세무조사가 자주 보도되다 보니 납세자들은 심리적으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부동산투기가 다 잡히면, 내년에 가서 왜 국세청이 세금을 제대로 못 거뒀느냐고(정치권이나 언론에서)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국세청의 인력이 부동산투기 쪽에 투입돼 본연의 업무를 할 틈이 없었는데도, 세수가 부족하면 모든 책임이 국세청에 오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2005-09-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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