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장편 ‘장외인간’낸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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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녀 기자
수정 2005-08-26 00:00
입력 2005-08-26 00:00

“지금은 낭만 상실의 시대 인간다우려면 가슴 열어야”

소설가 이외수(59)와의 대화는 종잡기 어렵다. 어른 뺨치는 초등학생들의 타락한 문화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날카로운 현실감각에는 살을 베일 듯하다가도 ‘주기적으로 달의 지성체와 채널링(소통)을 한다.’는 다분히 몽상적인 얘기에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70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괴물’이후 3년 만에 장편소설 ‘장외인간’(전 2권, 해냄)을 들고 나타난 그는 과연 문단의 기인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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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소설가
이외수 소설가
소설의 모티프는 ‘달의 실종’이다. 더 이상 달이 뜨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도 달을 기억하지 못한다. 달을 기억하는 유일한 인간 헌수는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는다. 달은 곧 ‘낭만’이자 ‘감성’을 상징한다. 그는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가슴이 먼저 젖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낭만 멸종의 시대”라고 한탄했다.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인간성을 상실한 현대인들의 초상은 알코올중독에 빠진 초등학생, 성형중독증에 걸린 여대생 등 소설속에서 극단적인 표본으로 형상화된다.

‘장외인간’은 인간답게 살려고 애쓸수록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지독한 냉소와 함께 절망적인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형을 향한 간절한 탐색이 담겨 있다. 그는 “데뷔작 ‘훈장’에서 ‘칼’까지가 소외받은 사람들의 비극을 주로 다뤘다면 이후 8년간 절필끝에 내놓은 ‘벽오금학도’부터는 구원의 문제에 천착했다.‘장외인간’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다섯명의 동인들과 매주 한차례씩 갖는 ‘달의 지성체와의 채널링’은 이 소설의 모태다. 달에 사는 생명체와 소통하는 신비로운 경험의 진위 여부는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그는 “달에 인격체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가진 이후 의식이 확장됐다.”고 단언했다.

춘천의 상징이었던 그를 올 연말 이후로는 춘천에서 만날 수 없다. 화천군에 조성되는 ‘감성마을’로 이사를 가기 때문.33년 만에 터를 옮기는 그는 “작가는 작품을 쓰는 자리가 고향이다. 수력발전소로 유명한 화천을 감성발전소로 바꿔놓겠다.”며 웃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5-08-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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