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PSAT와 함께하는 실전강좌]<언어논리영역>
수정 2005-08-11 00:00
입력 2005-08-11 00:00
세부정보란 제시된 글에 담긴 낱낱의 정보를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세부 정보를 꼼꼼히 판독하면서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글 전반에 대한 이해와 추리, 분석, 평가로 나아가는 토대가 된다.
●예시유형
설명 위주의 글에서 설명의 대상이 되는 개념이나 사상(事象) 또는 사태(事態)의 세부적인 내용을 문맥적 연관 하에 파악하고, 그 내용이 답지와 일치하는지의 여부에 대해 판단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 유형.
●해법
-답지의 내용을 지문과 하나하나 대조해 가면서 타당한 것과 타당하지 않은 것을 구별해낸다. 답지에서는 지문과 일치하는 내용도 달리 표현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문의 표면에 직접적으로 드러난 세부 정보 외에, 이를 바탕으로 추론이 가능한 정보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개별 정보의 의미를 꼼꼼히 살펴본다.
●문제
다음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원근법에 의한 작도란 시야의 중심을 엄밀히 한 점이라 간주하고 그려질 공간 현상의 여러 점들을 이 한 점에 맺게 함으로써 생기는 ‘시각의 피라미드’의 한 절단면을 화상으로서 정착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원근법적 공간은 단일한 시점으로 ‘보는’ 행위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원근법에는 또 하나의 시점이 필요하다. 엄밀한 선원근법(線遠近法)으로 그려지는 공간에서는 깊이감을 표현하는 선분(수평축의 평행선)은 도상 안의 어느 한 점에 수렴되어야 하는데, 바로 이 시점이 필요한 것이다. 이 소실점을 구성하는 시점은 실은 도상을 그리는 화가나 감상자의 위치에 존재하지도 않으며 도상 내부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배후에 존재하는 무한원점의 시선이야말로 공간의 균질성을 보증한다.
단 무한원으로부터 다가오는 이 시선은 화가가 작품을 그리고 감상자가 작품을 관조하기에 앞서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형상을 기하학적으로 재구성하는 단일적인 시점에 의해 공간이 파악되는 경우에만 출현하며, 다른 한편 단일적인 시점은 이 무한원으로부터의 시선이 전제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다. 결국 선원근법적으로 공간을 조망할 경우, 동시에 우리는 배후의 무한원점 저편으로부터 그 공간을 균질적인 것으로 성립시키는 시선을 전제로 해서 조망하는 셈이다. 이 시점을 우리가 경험하는 공간보다 선행하고 그 공간으로부터는 무한 저편에 있다는 점에서 초월론적인 시점이라 부른다. 여기서 초월론적이라는 말을 간단히 정의해 두자. 그것은 경험이나 행위에 앞서서 선택될 수 있는 경험의 지평을 규정하는 성격을 가진다. 원근법의 도상에서 단일적인 시점은 무한원점으로부터의 시점이 이미 전제되고 규정됨으로써 성립되고, 근대소설의 등장인물의 내면을 포함한 소설세계에서의 활동은 독자가 등장인물들의 시점을 그대로 따르면서 동시에 그 활동을 일거에 관망할 수 있는 지점에 서서 그것들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지평을 부여함으로써 성립된다. 그러나 원근법에서의 무한원점 시점이든 근대소설에서의 독자의 시점이든, 경험 수준의 시점 그러니까 공간을 파악하는 시점과 등장인물의 시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초월론적 시점은 실제로 출현할 수 없다. 결국 이들 초월성은 경험 수준에 내재하면서 가구되는 의제적(擬制的)인 것에 불과하다.
선원근법과 근대소설이 성립되기 이전에는 이러한 초월론적 시점이 가구된 적은 없었다. 그 이전에 지평을 부여하던 것은 종교성과 신성이었다. 거꾸로 말하자면 초월성을 경험 수준에 투입함으로써 대상의 탈성화나 전통적인 공동체 코드의 이탈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초월성이 경험 수준에 투입되는 것을 ‘세속화’라고 부른다.
(1)원근법은 공간을 단일한 시점 하에 파악되는 형상으로서 기하학적으로 재구성한다.
(2)근대소설과 선원근법에서 초월론적인 시점이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결과 세속화가 이루어졌다.
(3)원근법적 공간을 가능하게 해 주는 단일한 시점과 초월론적 시점은 상호 규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4)원근법적 공간의 균질성은 소실점을 구성하는 무한원점의 시선이 도상에 내재할 때 확보될 수 있다.
(5)근대소설의 독자의 시점은 독서 경험의 지평을 제한하는 초월론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해설
지문에 서술돼 있는 모든 정보에 대한 정밀한 독해가 필요하다.(1)은 첫째 단락의 앞부분을 간추린 것.(2)는 셋째 단락의 ‘근대소설과 선원근법의 성립이 세속화의 과정과 맞물린다.’는 내용과, 둘째 단락의 ‘초월론적 시점=가구되는 의제적인 것’이란 표현을 결합한 진술이다.‘가구되는 의제적인 것’이란 말은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뜻한다.(3)은 둘째 단락의 첫째, 둘째 문장과, 이어지는 문맥에서 ‘무한원으로부터 다가오는 시선’이 ‘초월론적 시점’으로 개념화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문과 일치하는 내용이라 판단할 수 있다.(5)는 둘째 단락의 ‘초월론적’을 정의하는 부분을 ‘근대소설의 독자의 시점의 성격’을 예로 들어 구체화하는 진술을 고려할 때 지문의 내용과 일치한다.(4)는 첫째 단락의 ‘도상의 내부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술과는 부합하지 않는다.
정답 (4).
출제:김병구(숙명여대 교수/국문학 박사)
2005-08-11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