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열면 딴말… 공씨의 진실은
하지만 그로부터 3일 뒤 검찰이 자택에서 도청 테이프 274개를 추가로 압수해 거짓임이 탄로났다.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공씨는 “97년 대선 직후부터 자료를 빼돌렸고 98년 11월부터 집에서 혼자 복사를 했다.”고 털어놨다.98년 안기부에서 직권면직될 당시 도청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 13권을 밀반출했다던 본인의 주장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공씨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다가옴에 따라 공씨의 주장이 달라지고 있어 ‘판도라의 상자’를 둘러싼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공씨는 지금까지 99년 이건모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이 찾아왔을 때 “자료를 한 곳에 모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자료를 복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최근 발언에 의하면 복사한 날짜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앞당겨져 공씨가 대선직후 불이익을 예상하고 ‘보험용’으로 자료를 챙겼으며 정작 국정원에서 회수압력이 들어오자 시간을 끌며 정·관계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씨는 테이프를 무작위로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씨는 “미림팀원들의 도청실력이 형편없어서 녹취는 내가 전담했다.”고 말했다. 모든 내용을 파악한 그가 중요사안만 발췌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공씨는 도청테이프가 수천개라는 소문을 일축하고 당시 안기부에는 800여개의 테이프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석연치 않다.
테이프 폐기에 대해서도 그의 말은 바뀌었다. 공씨는 당초 본인이 직접 불태웠다고 했으나 자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팀원들에게 시켰다고 밝혔다.5일 구속되면서 숨겨놓은 다른 테이프는 없다고 단언한 공씨의 말이 사실일지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