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테이프 파문] 압수 274개 소각 261개 13개 차이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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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섭 기자
수정 2005-08-03 08:24
입력 2005-08-03 00:00
‘13의 비밀’은 무엇일까.

국가정보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자체 조사결과에서 1999년 안기부 미림팀장 공운영(58)씨로부터 회수한 도청 테이프는 261개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공씨의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압수한 274개보다 13개 적은 것이다.

공씨는 이날 병원에서 면담한 서성건(45) 변호사를 통해 “검찰이 압수한 테이프는 국정원에 반납했던 것의 복사본”이라면서 “원본 중 도청이 안돼 잡음만 있고 내용이 없는 것들은 복사하지 않은 채 보관만 했다.”고 테이프 숫자가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안기부에서 보관 중이던 테이프 가운데 무작위로 274개를 가지고 나왔고 혼자서 테이프를 복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씨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복사본’이라는 주장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120분짜리 테이프 274개를 복사하기 위해 더블 데크 가정용 녹음기로 복사했다면 녹음에 걸리는 시간은 복사할 테이프의 원래 시간과 같은 548시간, 날짜로 환산하면 꼬박 23일이 걸린다. 일반 복사보다 속도가 빠른 고속복사 기능을 사용했더라도 복사시간을 40분으로 가정하면 거의 6일 동안 쉬지 않고 테이프 복사에만 매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청 테이프의 복사본이라는 공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고속 대량 복사가 가능한 테이프 복사 전문점에 맡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테이프의 내용이 이미 새어 나갔을 가능성은 물론이고 대량의 복사가 가능해 “더이상의 복사본은 없다.”는 공씨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테이프 복사를 공씨 혼자서 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나눠 복사했거나 검찰이 압수한 테이프가 ‘복사본’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만일 복사본이 아니라면 기존의 국정원에서 소각한 261개의 테이프와 전혀 별개의 테이프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5-08-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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