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2세 연극인 김수진씨
이순녀 기자
수정 2005-07-26 07:54
입력 2005-07-26 00:00
“그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양산박 스타일’로 공연하는 건 ‘인어 전설’이후 12년 만입니다.”‘양산박 스타일’이란 일본에서도 유일무이한 천막극장 공연을 뜻한다. 한번 이동하려면 11t 트럭 두 대와 지게차, 발전기 등을 몽땅 옮겨야 하기 때문에 쉽게 엄두를 못낸다는 설명. 대충 짓는 임시 천막이 아니라 200대의 조명기가 들어가는 정식극장의 형태이기 때문에 설치하는 데 3일 정도 걸린다. 따로 스태프가 있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연장을 들고 직접 나선다.
‘바람의 전설’은 지난 2003년부터 그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고 있는 작품. 자위대 훈련기를 타고 사라진 애인을 찾아 나서는 두 여행자의 이야기로, 가라 주로의 작품중에서 최고봉으로 꼽힌다. 겹겹의 상징과 메시지가 숨어 있는 심오한 작품이어서 지난 73년 초연 이후 누구도 섣불리 무대에 올리지 못했었다.
그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엄청나게 요구되는 공연이라 그동안 엄두를 못냈다. 암호처럼 숨어 있는 내용을 찾느라 고생 좀 했다.”며 웃었다.‘인어전설’에서 한강을 무대로 끌어들이고, 한강변 아파트를 무대세트처럼 활용한 그의 연출방식은 탄성을 자아냈었다. 극의 마지막에 무대 뒤의 막을 떨어뜨려 극장 안과 극장 밖, 일상과 연극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형식은 이번 ‘바람의 전설’에서도 등장한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꿈속 장면에서 실제 10m 길이의 비행기가 무대위를 떠다닌다.“강이 있고, 다리가 있으면 그곳이 바로 최상의 무대세트”라는 그는 “밀양 강변무대와 한강 둔치 등에서 공연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02)352-076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5-07-2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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