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골프 구설에 오른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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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7-05 00:00
입력 2005-07-05 00:00
이해찬 국무총리가 전국에 집중호우와 경보가 내려진 지난 주말 제주도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국무총리가 휴일에 골프를 친 것을 가지고는 아무런 시빗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전국 곳곳에 수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해업무를 총괄하는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인 총리가 자리를 비우고 골프를 쳤다는 것은 직책상 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골프를 같이 쳤던 이기우 총리비서실장은 오래 전에 잡혀있던 일정이고, 각종 기상특보나 긴급사항은 휴대전화로 보고받고 지시를 내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물론 장마가 오기 전에 예약된 골프고, 휴대전화로 지시를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긴급상황이 발생했다면 총리가 자리를 지키고 지시를 내리는 것과, 전화로 상황을 챙기는 것은 그 무게가 다르다. 설사 골프 약속이 있었더라도 수해 등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취소하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도리다. 또 총리가 장관, 비서실장과 함께한 사적인 골프에 여자프로골퍼를 동반한 것도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권위주의 시절의 분위기가 풍긴다.

지난번 강원도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한 식목일에도 총리가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국회에서 사과한 일이 있고, 반대로 전방 총기사고 희생자 영결식이 있던 지난달 25일에는 총리가 공무원들에게 골프금지령을 내린 일도 있다. 민주사회에서 공직자들의 골프가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골프를 삼가는 것이 옳다. 총리실측은 휴일행사까지 비난한다고 억울해 할 것이 아니라 공직자의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2005-07-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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